쓴데도 커피 즐겨 마시는 까닭은? (연구)

[사진=Jacob Lund/shutterstock]

왜 어떤 사람들은 쓰디쓴 커피를 입에 달고 사는 걸까?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쓴맛은 일종의 경고 신호다. 흔히 독이 있거나, 몸에 해로운 것들이 쓴맛을 낸다. 따라서 커피가 입에 들어가면 뱉어내는 게 논리적으론 맞다.

그러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카페인의 쓴맛에 예민한 사람이 커피를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스웨스턴 의대와 호주 QIMR 버그호퍼 의학연구소(QIMR Berghofer Medical Research Institute)는 15일 쓴맛에 대한 감수성은 유전적 변이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마릴린 코넬리스 노스웨스턴 의대 교수는 “오랜 세월 카페인의 효과를 체험하면서 카페인의 맛을 감지하는 능력을 획득한 것”이라며 “일종의 학습된 긍정적 강화(learned positive reinforcement)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즉, 커피를 마시며 카페인의 쓴 향취를 감지해내는 능력을 갖춘 사람은 카페인을 “뭔가 좋은 것”으로 느끼도록 학습됐다는 것.

한편 이번 연구에 따르면 키니네나 PROP 등 쓴맛을 내는 다른 화합물에 예민한 사람은 커피를 싫어했다. 특히 PROP에 예민한 사람은 레드 와인 등 주류도 꺼렸다.

코넬리스 교수는 “유전자에 의해 형성된 쓴맛에 대한 감수성이 커피, 차, 술에 대한 기호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연구진 영국의 성인 남녀 40만 명을 대상으로 카페인, 키니네, PROP 등의 쓴맛을 느끼는 유전적 변이가 커피, 차, 주류 등의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Understanding the role of bitter taste perception in coffee, tea and alcohol consumption through Mendelian randomization)는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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