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에 ‘아기 만지지 마세요’ 표시 유행, 왜?

[사진=Mila Supinskaya Glashchenko/shutterstock]
최근 미국 아기 엄마들 사이에 유행하는 새로운 육아 트렌드가 있다. 유모차에 “우리 아기 건드리지 마세요(Please don’t touch my baby)”라는 문구가 적힌 태그를 다는 것이다.

아기를 건드리지 말라는 문구 아래에는 “어른에겐 별 것 아닌 세균이 우리 아이에겐 위협적일 수 있어요”와 같은 설명 문구도 함께 들어간다.

이 같은 표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있다. 면역력이 약한 아기를 보호하기 위한 필요 조치라는 의견과 부모의 과잉 대응이라는 의견이다. 그렇다면, 어떤 주장이 보다 일리가 있을까?

최근 한 전문가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신생아에게는 이런 표지가 보호 차원에서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신생아는 외부 오염물질에 취약하다.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는 방어 시스템이 튼튼하지 못하다는 것. 미숙아로 태어났다면 그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아기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어른에게는 감기 증상 정도에 그칠 감염증이 아기에겐 입원 치료를 받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연쇄상 구균은 아기가 균혈증이나 뇌수막염을 앓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연쇄상 구균은 건강한 사람의 몸에도 존재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아기에게는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생후 3개월 이하의 아기가 열이 난다면 감염증이 원인일 수 있으니 곧바로 병원을 찾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어린이 이상 연령대에 이르면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일부 바이러스도 아기에게만큼은 치명적일 수 있다.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RSV)’나 ‘파라인플루엔자’는 5살 이상의 아이에게 콧물이 나는 정도의 증상을 일으키지만 신생아에게는 폐렴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바이러스는 가을이나 겨울철 더욱 극성을 부리니, 요즘 같은 시기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소아과의사인 한사 바르가바 박사는 아기의 안전을 위해 생후 2~3개월까지는 아기를 만지지 말라는 태그를 유모차에 붙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아기를 양육하는 사람에게는 다음과 주의를 당부했다.

1. 양육자는 아기를 만지기 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감기에 걸렸다면 아기 앞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2. 산모는 가능한 모유수유를 하도록 한다. 모유는 아기에게 영양분을 전달할 뿐 아니라 항체, 면역 인자, 효소, 백혈구 등을 전달해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도 한다.

3. 백신을 접종하라.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아기는 심각한 감염증에 이를 수 있으니, 이를 대비해야 한다.

4. 아기가 충분히 잘 수 있도록 도와라. 아기는 하루 평균 16시간 잠을 잔다. 수면은 면역계를 강화한다.

5. ‘만지지 마세요’라는 말을 두려워하지 말라. 이런 태그를 다는 것 역시 예민하거나 무례한 태도가 아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에게는 어른의 비위생적인 스킨십이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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