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유가족, 자살 인식 개선 직접 나선다

오는 11월 18일, ‘2018 세계 자살 유가족의 날 행사’가 열린다. 이번 행사는 국내 유가족이 직접 주최하고 기획부터 실행까지 맡아 진행한다는 점에서 뜻깊은 행사다.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는 대한민국. 자살자가 많다는 것은 자살 유가족도 많다는 것을 뜻한다. 매년 자살자는 약 1만3000여 명, 자살 사망자 1명에 대해 최소 5~10명의 자살 유가족이 생기며 우리나라는 매년 최소 8만 명 이상의 유가족이 발생한다. 가까운 이의 자살 시도로 영향을 받는 사람은 약 4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유가족의 자살 위험은 일반인보다 8.3배가 높으며, 남편이 자살할 경우 아내의 위험은 16배, 아내가 자살할 경우에는 46배에 달할 만큼 심각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의 자살유가족에 대한 정확한 통계도 없는 등 관심과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자녀를 키우는 유가족의 경우 경제적 궁핍, 정서적 위험 등 복합적 심리적 재난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 유가족들이 지역 사회에서 도움받을 수 있는 사회적 서비스는 거의 없다. 유가족 당사자들이 직접 모임을 만들어 정서적 지지 등을 이끌어내고 있는 수준이다.

이번 행사는 기존 관 중심의 형식적인 행사에서 벗어나 자살 유가족 당사자들이 직접 기획, 진행하는 첫 행사로, 생명의 연결 바느질, 영상 감상과 이야기, 공연, 함께 식사하기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자살 유가족들과 그들의 이웃, 친구, 동료들이 참여하며, 관심 있는 사람 누구나 신청을 통해 무료로 함께 참여 가능하다.

유가족이자 ‘자살 유가족x따뜻한 친구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김혜정 씨는 “우리 사회는 자살을 입에조차 올리기 너무 두려워하고, 충분한 애도의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다”며 “유가족들은 고통을 겪는 다른 유가족을 가장 잘 도울 수 있고, 공감과 따뜻한 연대를 통해 자살 위기에 처한 또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인식도 바꿔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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