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가족의 불안, “위암이 2명, 유전이 걱정”

[사진=Magic Mine/shutterstock]
“아버지가 위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최근 형도 위암 진단을 받았어요. 가족력이 참 무섭네요. 저도 불안합니다.”

직장인 김영표(36) 씨는 요즘 위 건강에 바짝 신경 쓰고 있다. 그는 건강 검진 때 위 내시경 검사를 수면으로 하지 않는다. 검사를 진행하는 의사의 말을 한 마디라도 더 듣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매년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내시경 검사가 짧게 느껴질 정도가 됐다.

김 씨의 형은 회사 퇴직 후 자영업을 해왔다. 경기를 타는 업종이다 보니 바쁠 때 마다 검진을 미루다 위암을 피해가지 못했다. 암세포가 주위 림프절에 퍼졌지만 다른 장기까지는 침범하지 않은 단계로, 수술과 항암치료를 반복하느라 공들였던 사업을 접어야 했다.

– 가족 중에 왜 위암 환자가 2명 이상 생길까?

위암도 유전성이 있다. 아버지나 어머니, 형제 등 직계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으면 없는 사람보다 위암 발생률이 2배로 증가한다. 위암 뿐 아니라 대부분의 암은 5-15%가 유전적 소인과 관계가 있다. 특히 유방암이나 대장암이 가족력이 강하다.

그런데 위암은 유전적 요인보다 가족의 식생활에 주목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직계 가족들은 몇 십 년 동안 같은 음식을 먹고 식습관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가족들이 짜게 먹는 습관이 있다면 위암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 찌개, 반찬 공유도 위암에 좋지 않다

위암의 위험 요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짜거나 탄 음식, 질산염이 많은 소시지, 햄 등을 즐기는 식생활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위축성 위염 등 위암 전 단계 질병, 흡연 그리고 가족력 등도 연관이 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헬리코박터균을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위산 속에서도 살며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증 등을 일으키며 위암 발생의 위험도를 6배까지 올린다.

가족들이 식탁에 둘러 앉아 찌개 하나를 각자의 숟가락으로 떠먹는 습관은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취약하다. 젓가락이 자주 닿는 반찬 공유도 마찬가지다. 이런 식습관을 몇 십 년 동안 반복한다면 위암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 가족력 있다면 위 내시경 꼭 해야

직계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거나 장상피화생, 위축성 위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식생활 개선 뿐 아니라 매년 위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게 좋다. 국립암센터와 대한위암학회는 40세 이상의 성인은 2년에 한 번씩 위 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지만 고위험군은 매년 하는 게 좋다.

위암의 사망률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완치의 기준으로 삼는 5년 상대 생존율이 75.4%이다. 10명의 환자 중 8명 가까이 5년 이상 생존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위암이 생긴 곳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에 전이된 경우 6.3%에 불과하다.

– 젊어서 건강? “20-30대도 위암 의식해야”

특히 우리나라 30대 암 사망률 중 위암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30대는 암을 의식하지 않아 검사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을 느낄 때면 위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가족력이 있다면 20-30대라도 위 내시경을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다.

젊은 환자의 위암은 일반적으로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조직학적으로는 위 점막 아래 암세포가 깔리는 미만형(diffuse)이고, 여성에게서 더 흔히 발생한다. 국립암센터 공동 연구팀이 45세 이하 한국인 위암 환자에 대한 유전체 분석을 실시한 후 이를 46세 이상 위암환자의 데이터와 비교한 연구결과를 보자.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위암은 CDH1 또는 TGFBR1 돌연변이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CDH1 변이는 위암의 전이와 관련이 깊다. 젊은이들 위암의 예후가 나쁜 것은 암을 다른 장기로 옮기는 돌연변이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연구결과(Sporadic Early-onset Diffuse Gastric Cancers Have High Frequency of Somatic CDH1 Alterations but Low Frequency of Somatic RHOA Mutations Compared with Late-onset Cancers)는 국제학술지인 소화기 학회지(Gastroenterology)에 실렸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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