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 꼭지에도 세균이 많이 산다 (연구)

[사진=Tero Vesalainen/shutterstock]

샤워를 하면 몸에 묻은 먼지와 세균을 씻어낼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오히려 샤워기 꼭지에서 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더러운 세균이 나올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 환경과학연구소 연구팀이 미국과 유럽 국가의 가정 내 목욕실의 샤워기 꼭지를 분석한 결과, 마이코박테리아로 불리는 세균이 발견됐다.

마이코박테리아는 세균의 일종으로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장 흔한 것은 결핵을 일으키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나병을 유발한다.

또 비전형적인 마이코박테리아 감염이라고 불리는 감염을 유발한다. 결핵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전형적이지 않지만 에이즈 환자와 같은 면역력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가진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이 세균의 발견된 곳은 세균성 폐 감염이 가장 흔한 곳으로 미국의 경우 남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및 뉴욕의 일부 지역이 포함됐다.

매튜 게버트 연구원은 “우리는 세균으로 덮인 세계에 살고 있는데 샤워기 꼭지에 있는 세균은 몇 가지 흥미로운 지리학적 추세를 따르며 물의 근원인 수원이나 수질 화학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미생물에 노출돼 있으며 이중 일부는 유익하거나 무해하며 또 일부는 잠재적으로 해로운 것으로 보인다”며 “세균은 샤워기 꼭지나 물 분배 시스템에서 번성하는데 대부분은 무해하지만 일부는 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마이코박테리아가 샤워기 꼭지에 살고 있다고 해서 병이 나거나 호흡기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은 아니며 호흡기 감염이 있는 사람이 샤워를 통해 감염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마이코박테리아에 노출되는 원인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샤워기 꼭지를 버리거나 매일 강박적으로 샤워를 하거나, 샤워 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다”며 “샤워기로 입 안을 헹구는 것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뉴욕 대학교 랑곤 메디컬 센터의 마르크 시겔 박사는 “샤워기 꼭지에 있는 세균이 폐 감염을 잘 일으키지는 않지만 쇠약해진 사람이나 면역 체계가 손상되거나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취약할 수 있다”며 “암모니아가 들어있는 소독제로 1~2주에 한번 씩 샤워기 꼭지를 청소해 세균을 없앨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Ecological Analyses of Mycobacteria in Showerhead Biofilms and Their Relevance to Human Health)는 ‘엠바이오(mBio)’ 최신호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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