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운동 보기만 해도 아빠 호르몬 수치 쑥 ↑ (연구)

[사진=Halfpoint/shutterstock]
남성은 운동을 할 때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변화한다. 그렇다면, 자녀가 운동하는 모습을 지켜볼 땐 어떨까? 이때도 호르몬 수치가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포츠 경기를 할 때 남성 호르몬 수치가 변한다는 것은 과학적 검증이 여러 차례 이뤄진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경기 우승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경기에서 이겼을 때 남성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는 것은 진화론 기반의 설명이 가능하다. 다른 대결 상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기 위해 공격성을 높이는 과정이란 해석이다. 반면 경기에서 졌을 땐 상처를 보듬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남성 호르몬 수치가 떨어진다.

운동 경기를 하는 자녀의 모습을 지켜보는 간접 경험도 호르몬 수치를 변화시킬까?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대리 만족만으로도 호르몬 수치는 달라진다.

선행 연구에 의하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우승하는 것을 지켜보는 남성 스포츠팬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와 뉴멕시코대학교 공동 연구팀의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자녀의 축구 경기를 지켜보는 아빠들도 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경험한다.

평균 연령 47세인 아빠 집단 18명과 평균 연령 13세인 그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다. 실험 참가 아동들은 지역 축구 토너먼트에 참가해 경기를 펼쳤고, 아빠 그룹은 아이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아빠 그룹 중 9명은 아들의 경기를, 나머지 9명은 딸의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전후로는 아빠들의 타액 샘플을 채취했다.

타액 분석 결과, 아빠들의 테스토스테론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는 경기를 본 뒤 각각 81%, 417%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심판이 자녀가 속한 팀에 공정하지 못한 판단을 내렸을 때 더욱 상승했다.

공정성을 기준으로 호르몬 수치가 달라지는 것은 자신 혹은 자신의 친족에게 벌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협 요인을 감지하고 대처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구팀이 발견한 또 한 가지 특이 사항은 딸보다 아들의 경기를 볼 때 아빠들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더욱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스포츠가 딸보다 아들에게 더욱 중요한 부분이란 판단에서 비롯됐을 것이란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런 내용(Steroid Hormone Reactivity in Fathers Watching Their Children Compete)은 국제학술지 ‘휴먼 네이처(Human Nature)’ 9월호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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