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걸이를 보면 건강이 보인다

[사진=Everett Collection/shutterstock]
걷는 자세에는 건강 상태를 가늠해볼 수 있는 단서들이 담겨있다.

‘걷기’라는 몸동작은 복잡하고 복합적인 프로세스를 필요로 한다. 발만 건강하다고 해서 걸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많은 부위가 걷기에 영향을 미친다.

걷는 자세는 물론 보폭과 속도 등을 통해서도 건강 상태를 유추해볼 수 있다.

◆ 발끝으로 살금살금 걷기= 아직 걷기에 서툰 어린 아이들은 발끝으로 걸을 수 있다. 꼿꼿하게 걷는 자세를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걸어야 할 나이에도 이처럼 발끝으로 걷는다면 건강상 문제를 의심해볼 수 있다. 뒤꿈치가 바닥에 닿기 불편할 정도로 아킬레스건이 짧을 수도 있고, 뇌성마비나 근육위축증 등으로 근육을 제대로 쓰기 어렵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자폐증이 있는 아동에게서도 볼 수 있는 증상 중 하나다.

◆ 왼쪽으로 치우쳐 걷기= 걱정거리가 많거나 심리적 불안지수가 높은 사람은 걸음을 걸을 때 왼쪽 방향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눈가리개를 한 상태로 걷기 실험을 한 연구결과다. 이는 뇌의 오른쪽 부위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처리하는데 많이 쓰이면서 상대적으로 걷기에 소홀해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 기우뚱 걷기= 절뚝거리며 다리를 전다면 부상이 원인일 수 있다. 만약 특별히 다친 곳이 없다면 골관절염과 같은 질환이 기우뚱 걷는 이유일 수 있다. 평소 한쪽 다리를 다른 한쪽 다리보다 많이 사용한다거나 한쪽 다리 힘만 자주 풀린다면 관절염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 균형 감각 상실= 이는 흔히 술 취한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걸음걸이다. 그런데 알코올 중독 상태에 이르면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도 비틀댈 수 있다. 근력 저하나 방향 감각 상실과 같은 상태에 이르러 술을 안 마셨을 때도 발을 헛디디거나 휘청거리게 되는 것. 이런 사람들은 술을 줄여야 서서히 정상적인 걸음을 되찾을 수 있다.

◆ 나는 듯 걷기= 평지를 걸을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계단을 오르듯 성큼성큼 걷는다면 ‘족하수’가 원인일 수 있다. 발 근육이 약해져 발을 위로 끌어당기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지는 질환이다. 이 질환이 있는 사람은 발이 아래로 처지는 것을 만회하기 위해 더욱 발을 높이 들어 올리는 특징을 보인다. 보통 한쪽 발에만 증상이 나타나지만 간혹 양쪽 발 모두 족하수가 생기기도 한다. 근위축증이나 다발성 경화증처럼 신경, 근육, 뇌, 척추 등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 느린 속도로 걷기= 예전보다 걷는 속도가 느려졌다는 건 건강이 나빠졌다는 의미일 수 있다.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이 나빠졌을 때도 속도가 느려진다. 알츠하이머를 예측하는 하나의 특징이 될 수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 흔들거리며 걷기= 걸을 때 몸이 앞뒤로 흔들린다면 이땐 알코올 중독이 원인이 아닐 수 있다. 뇌에 이상이 생겼다는 의미일 수 있으니 병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특히 스포츠 선수들이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선수들끼리 신체 접촉이 많은 ‘접촉 스포츠’를 하는 운동선수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 질질 끌며 걷기= 걷는 속도가 느리고 발을 질질 끌며 걷는다면, 그리고 나이가 60세 이상이라면? 뇌가 다리 근육에 ‘움직이라’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구부정한 자세에 팔 움직임이 거의 없고 발을 질질 끌며 천천히 걷는 것을 ‘파킨슨병 걸음(Parkinson’s gait)’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그 만큼 파킨슨병이 있는 사람에게 흔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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