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대리 수술 42건 추가 진술 확보

[사진=국립중앙의료원 대리 수술 의혹 사진]
“척추성형술을 할 때 한 쪽은 정 모 과장이, 다른 한 쪽은 의료기기 업체 사장이 맡는다.”
“전공의가 아니라 업체 사장, 직원이 같이 현미경을 보면서 수술을 한다.”
“전반적으로 사장을 많이 신뢰한다. 의사가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국립중앙의료원 소속 의사가 수년간 의료 기기 회사 사장과 직원에게 대리 수술을 시켰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확보됐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최근 신경외과 전문의 정 모 과장이 비의료인인 의료 기기 업체 사원에게 다년간 대리 수술 및 봉합 행위를 맡겼다는 한 언론의 제보로 홍역을 치렀다. 국립중앙의료원은 “9월 21일 내부 감사를 통해 대리 수술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종결지었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일규 의원은 22일 “대리 수술 의혹을 제기한 내부 고발자 1인 외에 정 모 과장 내부자 3인, 외부자 1인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관계자들은 ‘정 모 과장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의료 기기 업체 사장과 직원에게 42건이나 대리 수술을 시켰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일규 의원은 5명의 진술서와 대리 수술 의혹 사진을 공개했다. “후방요추체간 유합술을 할 때 업체 직원이 피부를 절개했다”, “업체 직원이 스크류를 박으려 뼈에 망치질을 했다” 등 구체적인 수술 정황이 담긴 5인의 진술서는 서로 일치했다.

대리 수술 의혹 사진에서 하늘색 모자를 쓴 정 모 과장과 분홍색 모자를 쓴 업체 직원은 미세 수술에 쓰이는 현미경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대리 수술 의혹을 부인한 국립중앙의료원은 “문제가 된 의료 기기 업체는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의료원에 의료 기기를 대여하거나 납품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국립중앙의료원 수술장 방문 기록에는 대리 수술 의혹 날짜와 일치하는 해당 업체 직원의 방문 기록이 17건이나 남아 있었다. 주차장 출입 내역에도 업체 직원의 방문 기록이 21건 확인됐고, 체류 시간은 평균 4시간 41분에 달했다.

윤일규 의원은 “의료원은 외부 시선을 의식한 듯 10월 17일자로 정 모 과장을 보임 해직했지만 감사 과정 고발자를 적극 색출하려 하는 등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며 “더 이상 국립중앙의료원의 내부 감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윤일규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철저한 감사를 통해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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