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로 장 질환 잡는다…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논의

[바이오워치]

[사진=Kateryna Kon/shutterstock]
글루텐을 분해해 장 질환을 예방하는 마이크로바이옴(장 내 미생물) 산업화를 논의하기 위해 산-학-정 전문가들이 한곳에 모였다.

광운대학교 바이오통합케어경영연구소는 지난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제6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을 열고 향후 산업화 방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안봉락 대한마이크로바이옴협회 회장,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 등 총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에선 ‘글루텐 분해 마이크로바이옴’을 주제로 마이크로바이옴의 글루텐 분해 효과 및 산업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과 글루텐 분해 유산균을 공동 개발한 김민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이 글루텐 분해 유산균의 특성 및 활용 방안에 대해 발표했고, 이어 글루텐의 문제점 및 임상 사례, 글루텐 분해 유산균 제품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육성에 관한 패널 토론이 이뤄졌다.

글루텐은 밀전분을 만들 때 생기는 불용성 점성 단백질로, 음식의 쫀득한 식감을 살리지만 소장에서는 분해가 잘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장 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글루텐 분해력이 떨어져 설사, 복통 등 여러 장 질환으로 이어진다.

김성진 경의대학교 치과 대학 약리학교실 교수는 “밀가루 등 정제된 탄수화물은 당 지수가 높아 섭취 시 혈당이 빠르게 상승한다. 인체는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과다 분비하는데 이 작용으로 혈당이 다시 낮아지고 음식을 또 섭취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이 과정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수 있고, 이는 당뇨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합병증을 유발해 고지혈, 고혈압 등으로 발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마이크로바이옴은 장 내 미생물을 이용해 글루텐을 분해할 수 있는 글루텐 분해 유산균 공동 개발에 성공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한국의 발효 젓갈에서 동정 분리한 토착 미생물을 사용해 한국인에게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공동 연구에 참여한 노혜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소속 연구원은 “글루텐 분해 유산균을 면 등 음식을 만들 때 첨가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밀가루 음식에 뿌려 섭취할 수 있다”며 “유산균을 섭취할 때 다중 코팅을 통해 유산균 생존율을 높이고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윤남근 대전보문산생태요양병원 이사는 암 환자를 대상으로 글루텐 쿡(글루텐을 분해하는 유산균 제품)을 3개월간 병원식에 실제 적용해 환자의 건강 변화 이끌어냈다는 결과를 영상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마이크로바이옴은 공동 개발한 글루텐 쿡 제품에 대한 글로벌 시장 진출 단계를 밟고 있다. 변지영 마이크로바이옴 대표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규식품원료(NDI) 등재 및 뉴라이프 그룹과 함께 중국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패널 토론의 좌장을 맡은 윤복근 광운대 바이오통합케어경영연구소 교수는 “토론을 통해 글루텐에 대한 인식 개선과 홍보가 이뤄져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방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운대 바이오통합케어경연구소는 내년(2019년) 1월 제7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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