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의정서 쇼크, “중국 대신 라오스, 미얀마로 눈 돌려야”

[바이오워치]

[사진=enigma_images/gettyimagesbank]
우리 주변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은 최근 각광받는 제약 바이오 산업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자원이다. 실제로 국내 외 제약 바이오 기업은 중국과 인도 등 해외 다양한 생물 자원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의 ‘나고야 의정서 발효가 국내 바이오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활용 분야별 유전자원 이용 제품의 비율은 의약품 분야 63.7%, 건강 기능 식품 분야 46.2%, 화장품 분야 44.2%, 바이오 화학 및 기타 분야 43.0%였다.

특히 나고야 의정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해외 유전 자원 및 그 파생물을 이용한 제품 비율은 의약품 69.8%, 건강 기능 식품 69.3%, 화장품 43.7%, 바이오 화학 및 기타 65.0%로 나타났다

국제 협약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되면서 해외 생물 유전 자원을 활용하는 데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고야 의정서는 생물 유전 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공유해 생물 다양성의 보전 및 지속 가능한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협약이다.

특히 국내 기업의 주요 루트였던 중국은 나고야 의정서 조례를 통해 생물 유전 자원의 기본적인 원료비와 로열티는 물론 정부에 최소 0.5%에서 최대 10%에 해당하는 기금을 지불하도록 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의 적잖은 피해를 예상했다. 한 전문가는 “중국이 생물 유전 자원에 대해 굉장히 폐쇄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제약 바이오 기들이 중국만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해외 생물 자원 활용 신약 개발 지원 설명회 자리에서 ‘코메디닷컴’과 만난 강재신 국립생물자원관 해외생물자원팀장은 “국내 기업이 콧대 높은 중국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강재신 팀장은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이 해외 생물 유전 자원 활용에 관심이 많다”며 “나고야 의정서 발효 이후 법적 문제, 이익 공유 조건, 유전 자원 접근 절차 등을 묻고 컨설팅을 원하는 기업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입을 열었다.

문제는 중국. 중국은 인도와 함께 광활한 영토만큼이나 많은 생물 유전 자원이 존재하는 국가로 꼽힌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는 나고야 의정서 발효 전후로 자국 생물 자원 유출에 폐쇄적인 정책을 펼칠 정도로 까다로운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국내 여러 기업은 주변 기업을 따라 로열티와 원료비를 내고서라도 중국 생물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고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

이에 강재신 팀장은 “많은 기업이 중국 생물 자원을 가져오려고 한다. 하지만 꼭 중국이 아니어도 여러 방법이 있다”며 기업들은 다른 루트와 방법을 몰라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강 팀장은 “중국의 경우 동북 3성에 위치한 운난성에 가장 많은 생물 자원이 있다. 그러나 중국이 갑작스럽게 생물 자원 공유를 안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운난성과 인접한 동남아시아 국가인 라오스와 미얀마에는 중국에 있는 생물 자원이 똑같이 있다. 까다로운 중국만 쳐다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 생물학자들이 예측하는 지구상 생물 자원은 870만 여종에 이르고 이 중 기록된 생물 자원만 해도 180만여 종이다. 생물 자원 다양성이 높은 지역은 남아메리카, 남태평양 등이며 국가로는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가 꼽히고 있다.

실제로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007년 부터 라오스, 몽골, 미얀바,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생물 자원 관리 부처와 유용 생물 자원 공동 발굴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거나 현지 공무원과 공동으로 조사·연구를 수행해 유용 생물 자원 650종을 합법적으로 발굴하고 확보한 상태다.

확보한 유용 생물 자원을 통해 국립생물자원관은 항알러지, 항염증, 항균, 항비만 효능 연구를 진행, 효능이 우수한 미얀마 야생식물 코르누스 오브롱가(Cornus oblonga) 등 식물 5종을 선정, 23건의 특허를 출원해 올해(2018년)까지 10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이 굳이 중국만 고집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강 팀장은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해외 생물 자원 제공국 정부와 협의를 통해 합법적으로 생물 다양성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해외 생물 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07년부터 나고야 의정서 대비 준비해 왔기 때문에 다양한 해외 유전 생물 자원을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게 도와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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