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로 암을 진단한다

[바이오워치]

[사진=Ca-ssis/gettyimagesbank]
인류가 정복해야 할 질병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제약 바이오 업계가 공을 들이는 질환이 암이다. 암 치료법은 세포 독성 화학 치료를 거쳐 면역 치료 등으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완치가 쉽지 않다.

국내 제약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는 다양한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바이오 기술로 특정 암을 표적으로 치료하는 항암제가 등장하면서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있지만 개발 과정과 생산 비용이 증가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제약 바이오 업계는 신약 개발 속도와 비용을 줄이고자 동반 진단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현재 제약 바이오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동반 진단 기술 가운데 하나가 액체 생검(liquid biopsy)이다.

액체 생검, 왜 필요할까?

기존에는 의료 영상 기기나 조직 생검(tissue biopsy) 등으로 암을 진단했지만 영상 장비에 의존한 진단은 부정확했고, 조직생 검은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액체 생검은 체액 속을 돌아다니는 극소량의 암 유전자를 정확하면서도 신속하게 포착할 수 있다. 특히 바이오마커 진단을 통해 항암 신약의 약효가 잘 나올수 있는 환자만 선별하고, 이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함으로써 임상 성공률을 높이고 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액체 생검이란 쉽게 말하면 피 한방울로 암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물론 혈액 외에도 소변이나 침 여러 체액으로 가능하다.

조영남 국립암센터 생체표지자연구과 선임연구원은 “조직 생검은 얻을 수 있는 표본이 적고 종양 전체를 대변하기 어렵다. 반복적, 주기적, 지속적으로 검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며 “반면 액체 생검은 지속적, 주기적, 반복적인 분석이 가능하고 혈액 속에 돌아다니는 종양 관련 바이오마커를 추출하고 분석하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조영남 연구원은 “많은 바이오 기업이 종양 바이오 마커가 체내를 떠돌아다닐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액체 생검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오정현 MSD CDx 박사도 “환자에게 얻을 수 잇는 조직은 한계가 있어 검사에 기간을 두거나 검사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액체 생검을 이용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유전체뿐만 아니라 일부 단백질에 대한 연구 결과 흥미로운 결과들이 나오고 있어 액체 생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장 중인 동반 진단 시장

실제로 분자 진단 전체 시장 규모는 2013년 70억 달러로 전체 체외 진단 시장의 11%를 점유했으나 2017년 90.7억 달러로 연평균 12.6% 성장했다. 암 분자 진단 시장은 2007년 10억 달러가 채 되지 않았지만 2015년 20억 달러에서 2020년 55억 달러로 급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영남 연구원은 “암의 새로운 표적 치료제 등장으로 체액 진단 기술의 고도화 작업이 필요하고, 혈액 진단 기술에 근거한 암 유전체 분석 및 모니터링을 통해 치료 전략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표적 항암제 및 유전자 분자 진단 등 첨단 의학 발달에 따라 혈액 진단 시장의 고성장이 전망됨에 따라 혈액 등 액체 생검 기반 암 진단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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