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이유도 모른 채 희귀 질환자 ‘진단 방랑’

[사진=JaaoKun/shutterstock]
현대 의학 지식으로 원인을 찾지 못한 미진단 희귀 질환자가 연간 400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질병관리본부가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는 약 1000개의 희귀 질환이 있으며 미진단 희귀 질환자 수는 연간 400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행 희귀질환관리법은 유병 인구가 2만 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 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을 희귀 질환으로 정의한다.

남인순 의원은 “희귀 질환자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비용, 시간을 쓰는 진단 방랑에 시달린다”라며 “이들 환자에게는 정립된 진단 지침이 없어 유전체 검사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한 다학제 간 연구를 통해서만 진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진단 방랑의 평균 기간을 미국 7.6년, 영국 5.6년, 한국 6.5년으로 추정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희귀 질환의 80%는 유전적 요인을 지닌다. 유전체 분석 기술을 고도화하면 진단률 향상이 가능한 것.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 희귀 질환자 사례 공유 ▲ 신규 돌연변이 유전체 발견시 신약 개발 등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미진단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남인순 의원은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2017년) 미진단 희귀 질환 시범 연구를 실시했으나 국내 미진단자 연구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라며 “진단 사각지대에 놓인 희귀 질환의 진단 및 적절한 치료법 개발을 위해 연구를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인순 의원은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희귀 질환 지원 대책’은 희귀 질환 목록을 추가하고 희귀 질환자에 대한 산정 특례 절차를 정비했”지만 “질병관리본부가 2019년 정부예산안 반영을 요구한 미진단 희귀 질환 연구 사업 예산 15억 원은 전액 미반영됐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연구를 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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