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투자 SK, 글로벌 CDMO 시장 흔들까?

[바이오워치]

[사진=Sinhyu/gettyimagesbank]
바이오 사업이 SK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에 따라 2016년부터 바이오 사업 집중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의 통 큰 투자로 제약 바이오 계열사의 평가가 고평가로 전환되면서 SK발 바이오 사업 굴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년간 1조, 어디에 투자했나?

2016년 이후 SK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무려 1조 원이 넘는다.

2016년 2월 SK바이오팜에서 바이오텍 지분을 100%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시키는데 1238억 원을 투자했다. 한 달 뒤에는 자회사로 편입된 SK바이오텍 설비 투자와 사업 확장을 위해 400억 원을 또 다시 투자했다.

지난해(2017년) 11월에는 SK바이오텍의 글로벌 성장 잠재력 확보 차원에서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운영하던 원료 의약품 생산 공장(아일랜드 스워즈)을 인수하는데 1725억 원을 투자했다.

SK의 통 큰 투자는 올해도 계속됐다. 2018년 3월 SK바이오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유상 증자에 참여, 1500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 7월에는 국내 바이오 제약사에 전례가 없는 글로벌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다. 미국 바이오 제약 위탁 개발 생산(CDMO) 기업 엠팩(AMPAC Fine Chemicals) 지분을 100% 인수한 것. 인수 금액은 약 8000억 원(SK출자 5100억 원)이다.

이와 함께 같은 달 SK는 SK케미칼 백신사업부를 백신 전문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로 전환했다. 신설 회사를 설립한 것인데, 글로벌 백신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국내 최대 백신 공장 L하우스 증설에 경상북도, 안동시와 함께 1000억 원을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글로벌 CDMO, SK발 지각 변동?

SK그룹의 투자 유형을 살펴보면 SK그룹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사업이 무엇인지 추정할 수 있다. 바로 바이오 CDMO사업이다. SK는 지난 3년간 약 1조 원에 이르는 투자 금액 중 약 8500억 원을 CDMO 사업에 투자했다. 바이오 CDMO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과 위탁 개발을 함께 하는 일명 위탁 패키지 사업이다.

SK는 이 사업을 위해 SK바이오텍을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대전공장(16만 리터)에 이어 세종공장(16만 리터) 증설을 통해 생산 능력을 총 32만 리터로 확장했다.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8.1리터)을 인수해 글로벌 전진 기지로 삼았다. 스워즈 공장은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화이자 등이 주요 고객으로 당뇨, 항바이러스제 등 고부가 가치 원료 의약품을 생산 중이다.

특히 생산 능력이 60만 리터에 이르는 글로벌 CDMO 미국 앰팩을 인수해 한국(대전, 세종), 아일랜드(스워즈), 미국에 이르는 생산 거점을 통해 총 100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단숨에 글로벌 CDMO 기업으로 떠 올랐다. 현재 글로벌 1위 스위스 지크프리드는 155만 리터의 원료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데, SK바이오텍은 2020년까지 생산 능력을 160만 리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SK는 왜 CDMO 사업에 통 큰 투자를 결단했을까. 사실 바이오 CDMO 산업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수년 전부터 각광받을 정도로 고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국내 바이오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셀트리온도 CDMO 사업 진출을 확정했고, CMO 사업으로 기반을 닦은 삼성바이오로직스도 CDMO 사업을 시작했을 정도.

특히 SK바이오텍의 CDMO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CDMO 사업은 가격보다 생산되는 의약품 품질과 실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SK는 이미 글로벌 제약사와의 거래를 통해 품질과 실력을 인정받은 글로벌 CDMO 기업 앰팩과 BMS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을 인수해 기존 고객사는 물론 신규 고객사를 유치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란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하나금융투자 오진원 연구원은 “2012년 이후 CDMO 업체 간 인수합병(M&A)은 규모 및 횟수가 크게 확대됐다”며 “대형 CDMO 업체의 성장 속도는 오히려 대형 제약사보다 빠르고 수익성 또한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오 기업 한 관계자도 “CDMO 시장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가격보다는 품질 경쟁력이 성패를 좌우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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