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가고 10년, 똑같은 한국…일본은?

[사진=MBC]
한 사람의 죽음은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10월 2일로 10주기를 맞은 故 최진실 씨의 사례를 보면 명확해진다. 일명 ‘베르테르 효과’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던 해가 바로 그 해다.

한국자살예방협회에 따르면, 최진실 씨가 사망한 다음 날 자살자 수가 78명, 5일째 되는 날에는 90명 가까이 목숨을 끊었다. 당시 국내 하루 평균 자살자 수는 30명 정도였다. 2008년 10월 최진실 씨가 자살한 후 2달 동안 국내 자살자는 3081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274명 증가했다. 역대 최고 수치다.

그렇다면, 2008년 이후 자살률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2008년 대한민국 10만 명당 자살자는 26명. 그리고 작년인 2017년에는 10만 명당 24.4명으로 다소 감소했으나 큰 변화는 없었다. 2004년 무렵부터 이미 자살 문제는 심각했지만, 획기적인 변화나 해결 방법은 없었다.

희소식은 올해 들어 문재인 정부가 ‘자살 예방 국가 행동 계획’을 발표하며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인 것. 2022년까지 10만 명당 17명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2월, 국회에서는 국회자살예방포럼이 출범하기도 했다.

2일 국회자살예방포럼 국제 세미나에서는 일본의 자살 대책 지원 센터 라이프링크의 시미즈 야스유키 대표가 일본의 성공 사례와 ‘세심한’ 정책을 설명했다. 일본은 2003년 연간 자살자 수 3만4000명을 2017년에 2만1302명으로 37.3%나 줄여, 전 세계적으로 자살 예방 정책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일본은 크게 네 가지로 정책을 세분화했다. 먼저 자살 문제를 사회화했다. 자살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라고 받아들이게 한 것이다. 유가족이 나서 책을 내고, 전국 곳곳에서 캠페인도 벌였다. 일본 의회는 자살대책기본법을 제정하고 대규모 예산 편성으로 지원했다. 최근에는 자살대책기본법을 개정해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살 문제 대책을 세우고 시행하게 했다. 자살 대책 관계자 네트워크도 세웠다. 단체, 전문가, 유가족과 자살 시도자 등 다양한 방면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눈에 띄는 것은 ‘세심함’이었다. 일본은 지역 자살 특징을 유형화하려고 노력했다. 통계부터 달랐다. 현재 한국은 자살 관련 통계를 1년에 1번 통계청을 통해서 하고 있다. 성별·연령별·직업별·장소별·수단별·교육 정도별·원인별로 분류한다. 반면, 일본은 경찰청을 통해 1달에 1번 전 지역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항목도 세세했다. 한국의 항목에 더해서 동거인 유무, 시간대별, 요일별, 자살 시도력 유무 등 세분화해서 대책 마련에 반영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어떤 시에서의 자살자 유형 1위는 20~39세의 무직, 동거인이 없는 남자다. 자살자 중 30대 무직 남자는 주로 실업으로 인한 생활고, 생활고로 이어진 다중 채무로 인한 우울, 우울로 인한 자살까지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20대 남학생은 주로 학교 내 인간관계에서의 문제, 문제 발생으로 휴학, 휴학 도중의 우울증 발생 등 유형화할 수 있었다.

일본은 이렇게 지역별로 자살 유형을 분석해 대책에 반영하고, 반영된 대책을 실행했다. 그 후 대책을 검증하고 다시 반영하는 사이클을 반복해 효과적으로 자살률을 줄였다.

시미즈 야스유키 대표는 “새로운 연계가 새로운 해결력을 만든다”는 라이프링크의 신조를 강조했다. 야스유키 대표는 “우리 개개인은 미약하지만, 무력하지 않다”며 “각 지역에서의 대책과 힘은 모든 사회 문제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miro22@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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