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 커튼, 슈퍼 박테리아 득실득실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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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PG_Payless/shutterstock]

두 사람 이상이 누워 있는 입원실에는 병상을 가르는 커튼이 걸려 있다. 환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이 커튼이 위험한 세균의 온상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의 매니토바 대학교 연구진은 병동의 커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내성 박테리아의 번식지가 되어 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깨끗하게 세탁한 커튼 열 장을 병원에 설치하고 오염 정도를 추적했다. 커튼 넉 장은 4인실에, 넉 장은 2인실 두 곳에 걸고, 마지막 두 장은 환자나 간병인과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 곳에 걸었다.

입원실에 걸린 커튼은 오염 정도가 점점 심해지더니 14일째가 되자 87.5%가 메타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 구균(MRSA)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메티실린은 포도상 구균에 효과가 있는 합성 페니실린. MRSA는 페니실린은 물론 대부분의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지니고 있으며, 사망률 역시 심각한 악성 세균을 가리킨다.

21일째가 되자 입원실의 모든 커튼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이 기준치는 영국을 비롯한 국가에서 식품 처리 장비의 청결 수준을 검사할 때 기준이 되는 세균 수. 반면 입원실이 아닌 곳에 설치한 대조군의 커튼은 21일 내내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다.

케빈 셱 교수는 “입원실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은 병원에서의 감염을 막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씩 환자나 간병인의 손이 닿는 커튼은 필요한 만큼 자주 교체되지 않는다”면서 “우리 연구가 샘플이 작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세탁 주기를 정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Rate of contamination of hospital privacy curtains in a burns/plastic ward: A longitudinal study)는 ‘아메리카 감염 관리 저널(American Journal of Infection Control)’에 실렸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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