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성취욕’ 차이, 임금 격차 벌려 (연구)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는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성취 욕구’가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직장인의 연봉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평균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많이 받는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미투(MeToo)의 확장 버전으로 ‘페이 미투(Pay MeToo)’를 외치는 여성들도 있다. 남녀의 임금 격차에 항의하는 영국에서 시작된 캠페인이다.

임금 격차가 벌어지는 덴 여러 원인이 있지만, 최근 호주 로열 멜러른 공과 대학 연구팀은 ‘성취 동기’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성취 동기(achievement motivation)란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루려는 욕구를 말한다.

연구팀은 전일제 근무 혹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호주인 8000명을 대상으로 1년간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 데이터를 이번 연구에 활용했다. 해당 설문은 참여자들의 직업, 연봉, 사회적 배경 등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연구팀은 성격 검사를 통해 참여자들의 성격도 조사했다.

이 설문조사의 임금 데이터에 의하면 여성은 평균적으로 시간당 26호주달러(AUD)를 벌었고, 남성은 32.50달러를 벌었다. 성별에 따라 약 20%의 임금 격차가 벌어진다는 것.

연구팀은 다른 변인들을 통제한 상태에서 성격과 임금 사이의 관계를 살폈는데, 남녀의 성격적인 특성과 임금 사이에는 별다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또 다른 잠재적 가능성을 살폈다. 성취 동기의 차이가 미치는 영향을 살핀 것. 성취 동기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혹은 ‘성공에 대한 희망’이라는 두 가지 부수적인 특징을 가진다.

설문 데이터에 의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여성에게 보다 두드러진 특징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으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새로운 기회를 찾거나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 줄어든다.

반면 성공에 대한 희망은 남성에게 보다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성공에 대한 희망이 있는 사람은 기회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연구팀은 이 같은 성취 동기의 차이가 남녀의 임금 격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다. 연봉 인상을 요구하는 일, 어려운 업무 과제를 해결하는 일 등에 있어 남성이 여성보다 적극적이고, 이로 인해 임금 차이가 생긴다는 분석이다.

선행 연구들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남성은 여성보다 자신감이 있는 편이다. 이런 부분도 성취 동기와 맥락을 같이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에 대한 자신감은 연륜과 경험에도 비례한다. 현재 연륜과 경험이 있는 상사의 위치에 있는 기성세대는 대부분 남성이다. 이로 인해 젊은 여성들이 업무 공간에서 롤 모델로 삼거나 여성에게 맞는 방식의 업무 기술을 익힐 기회가 적다. 이런 부분도 여성의 자신감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연구(Personality and pay: do gender gaps in confidence explain gender gaps in wages?)는 ‘옥스퍼드 경제지(Oxford Economic Papers)’에 6월 28일 게재됐다.

[사진=Phovoir/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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