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보다 환자 살리는 블록체인 서비스가 목표”

[인터뷰] 블록체인 헬스 케어 스타트업 ‘위힐드’ 김태남 대표

“환자 데이터가 모였을 때 환자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으로 환자들이 안심하고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데이터의 가치를 환자에게 다시 돌려주려고 합니다.”

위힐드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헬스 케어 스타트업이다. ‘환자 유래 의료 데이터(PGHD)’를 분석해 맞춤형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서비스의 핵심은 처방과 복약, 식생활, 활동 기록 등 환자에게서 나오는 PGHD다. PGHD는 민감한 개인 정보다. 그만큼 환자들이 안심하고 데이터를 제공하게 만드는 일이 서비스 성공의 관건이다. 김태남 위힐드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환자들의 걱정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은 의료 데이터 통제권을 환자가 가져온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데이터를 쓸 수 있는 곳과 쓸 수 없는 곳을 결정 할 수 있습니다. 또 데이터를 누가 사용, 가공, 참조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환자의 통제를 벗어나 데이터가 오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때때로 발생하는 해킹 사고부터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막연한 걱정까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우려도 있다.

“에스토니아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전 국민의 의료 정보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월드뱅크는 채권 거래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블록체인 연구는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위힐드도 이런 연구를 반영해 최고 수준의 기술을 구현할 계획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블록체인 경험과 기술

김태남 대표의 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여기에는 김 대표 자신과 공동 창업자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다.

김 대표는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업비트’ 출신이다. 개발실장으로 업비트 시작부터 함께 했다. 그만큼 블록체인 개발에서 최고의 경험과 기술을 가졌다고 자부한다. 사실 업비트에서 성공이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상당한 금액의 스톡옵션도 포기하고 업비트를 나왔다.

“업비트에서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라는 성격이 사회적 가치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습니다. 데이터 주권을 사용자에게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이런 생각을 검증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김 대표가 창업을 결심하게 만든 파트너는 구자욱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신택선 최고기술책임자(CTO)다. 두 사람 모두 삼성SDS 출신이다. 구 이사는 사내에서 소셜 비즈니스로 천억 원대 수주를 올리고 있었다. 신 이사도 인공지능 개발 리더로 활동하고 있었다. 사내에서 미래가 보장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위힐드 창업에 동참했다. “블록체인을 어디에 쓸 수 있을까 고민을 계속했습니다. 글로벌 차원에서 인류의 미래를 바꿀 기회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나올 만큼 매력적인 아이템이라고 판단한 것이죠.”

세 사람은 블록체인 뿐만 아니라 헬스 케어라는 서비스 방향에도 의견이 일치했다. 헬스 케어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을 돕고,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헬스케어는 가장 직접적으로 사람들을 돕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주위에 가족, 친지, 친구들이 질병에 고통받는 것을 항상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이런 환자와 주변 사람의 아쉬움과 고통을 우리의 방식으로 풀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위힐드라는 회사명에도 이런 생각을 담았다.

“위힐드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먼저 우리가 환자를 낫게했다는 의미로 사업의 비전을 담았습니다. 또 병이 나은 사람들이 모인 환자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결국 위힐드는 환자가 참여하고 서로 도우면서 병이 나을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소셜 서비스와 인공지능 기술로 차별화

블록체인 헬스 케어 서비스가 위힐드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아니다. 이미 여러 업체가 블록체인을 이용한 헬스 케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곳은 없다.

“헬스 케어 서비스가 어려운 이유는 데이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확보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존 블록체인 헬스 케어 업체들은 토큰을 보상으로 지불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모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토큰이 환자들이 데이터를 올리게 만드는 충분한 보상이 될지는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김태남 대표는 블록체인이 매력적인 기술이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환자가 데이터를 올리게 만들기 위해서는 토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위힐드는 쇼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환자의 필요를 확인하고, 인공지능을 이용한 머신러닝 역량을 이용해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블록체인 헬스 케어 기업이 경쟁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같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늘어날 수록 좋습니다. 그런 가운데 환자들도 더 많은 서비스와 권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누구든 환자에게 공감을 받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정확한 정보와 가치를 주는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이런 생각은 김 대표의 창업 정신과 연결된다. 생각이나 가능성이 아니라 실제 제품을 보여주고 검증받고 싶다는 것이다. 현재 위힐드는 제품과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환자에게 실제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헬스 케어 콘텐츠 플랫폼 기업 코리아메디케어(코메디닷컴)와 공동 사업 협약도 맺었다. 위힐드는 올해 안에 블록체인으로 환자에게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용성을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구자욱 위힐드 COO(왼쪽), 김태남 CEO, 신택선 CTO]

    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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