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환자의 후회 “국물을 너무 좋아했어요”

“어릴 때부터 국 없이는 밥을 못 먹었어요. 짬뽕을 먹을 때도 얼큰한 국물을 남김없이 들이키곤 했습니다. 위암 진단을 받은 후 ‘내가 왜 암에 걸렸지?’를 몇 번이고 생각했어요. 운동도 열심히 했고 술도 자주 마시지 않았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 식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유난히 찌개나 국물을 좋아했는데, 대부분 짠 음식이잖아요? 이런 식습관을 수십 년 간 이어왔으니…” (50대 남성 위암 환자)

위암 3기 진단을 받은 김모 씨의 말처럼 식습관은 위암 발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짠 음식, 탄 음식, 질산염이 많은 음식이 위암의 위험 요인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김 씨도 이 사실을 알면서도 어릴 때부터 형성된 식성을 고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식당에서 국물이 나오면 싱겁다고 소금부터 치는 게 예사였다.

– 암 예방? 알면서도 실천 못한다.

국가암정보센터가 암 예방 인식 및 실천 행태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 정도는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암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천율을 살펴보면 ‘운동 등 신체 활동’이 34.8%로 가장 낮았고, 그 다음으로는 ‘균형 잡힌 식사하기’가 49.9%로 나타났다.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해 결국 암 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암’을 생각하면 죽음부터 떠올리고 암 환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암을 예방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회식 때 짠 음식과 탄 음식을 멀리하고 질산염이 많은 햄, 소지지를 절제하면 “유난을 떤다”는 얘기까지 한다. 적극적으로 건강을 챙기는 사람을 백안시하는 경향도 남아 있다.

– 암 예방에 좋은 된장국? 싱겁게 먹어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가 된장국, 된장찌개이다. 항암 식품으로 알려진 된장에다 비타민 C, 베타카로틴, 식이섬유가 많은 배추, 콩나물, 시금치, 두부, 호박, 풋고추 등도 들어가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꼽히고 있다.

된장은 콩이 발효되면서 만들어지는 발효 생성물로 암 예방 효과가 콩보다 더욱 크다. 영양도 풍부하다. 100그램당 열량은 128칼로리이고 단백질 12그램, 지방 4.1그램, 탄수화물 14.5그램 외에 철분, 인, 칼슘, 비타민까지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하지만 발효된 된장에는 염분, 질산염 등이 많이 들어 있다. 된장이 발효되면서 소금 자체의 산화성을 무마시키지만 염분 자체는 암과의 연관성이 높다. 세계암연구재단(WCRF) 보고서에 따르면 염분은 위암 및 비후두암과의 관련성이 높다. 염분이 위벽을 자극해 위 점막을 뚫고 발암 인자들이 침투한다는 것이다.

된장은 가열했을 때도 생리 활성 물질이 거의 남아 있어 된장국, 된장찌개도 대장암, 간암, 폐암, 위암 예방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하지만 된장을 과다 섭취하면 염분 섭취량이 증가하고 위암 위험도 높아진다. 대한암협회-한국영양학회는 된장찌개, 된장국 등에 포함된 발효 된장 섭취를 주당 570그램 이하, 즉 하루 81그램(된장 4큰술) 이하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 외식 국물 음식은 건더기 위주로 먹어라.

외식 메뉴 가운데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음식은 짬뽕, 우동 등 국물 음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2015년)에 따르면, 짬뽕 1000그램에는 4000밀리그램의 나트륨이 들어 있다. 이어 우동 3396밀리그램, 간장게장(250그램) 3221밀리그램, 열무냉면(800그램) 3152밀리그램, 김치우동(800그램) 2875밀리그램의 순이었다.

식약처는 “국물 음식의 나트륨 함량이 높게 나타나, 건더기 위주로 먹는 등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의 2배에 이른다. WHO의 하루 평균 나트륨 권고량은 2000밀리그램이지만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027밀리그램이나 된다.

– 식성을 고치고 정기 검진을 하라.

위암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짜게 먹는 식성을 고치지 않으면 위암 예방에 불리하다. 항산화 영양소가 많은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암 예방에 좋다. 특히 채소에는 칼륨이 많아 체내의 염분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세계암연구재단(WCRF)은 파, 마늘, 양파 등 백합과 채소가 위암 예방 효과가 높다고 했다.

조기 위암은 증상이 없지만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이나 된다. 치료 기법이 발전해 위암의 사망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위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에 전이된 경우 5년 상대 생존율이 6.3%로 뚝 떨어진다. 위암도 늦게 발견하면 여전히 치명적인 암이다.

위암 검진 권고안에 따르면 위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40세 이상의 성인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2년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거나 위암의 전 단계인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주기적으로 검사를 해야 한다.

[사진=Nerthuz/shutterstock]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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