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 문턱까지 간 10대 소녀, ‘슈퍼 응급차’가 살렸다

지난 7월 31일 오후 4시 56분, 13세 김모 양은 죽다 살아났다. 방학을 맞아 계곡에 물놀이를 하러 갔던 김 양은 실수로 발을 헛디뎠고, 그대로 가라앉았다. 해당 구역은 수심이 깊고 어두워 가족들은 김 양이 빠진 줄도 몰랐다.

근처에서 놀던 동네 어린이들이 물에 빠진 김 양을 발견해 119에 신고했지만, 김 양은 이미 물을 너무 많이 먹어 폐에 물이 가득 차 온몸의 피가 역류하고 저산소증 상태였다. 김 양을 살리려면 병원까지 이동하면서 폐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에크모(체외 산소화 장치)를 멈추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에크모 기계는 규모가 커 일반 구급차에서는 불가능했지만, ‘중환자실 구급차’ 덕분에 김 양은 무사히 병원에 도착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환자실 구급차’를 보유하고 있는 병원이다. 중환자실 구급차는 일반 구급차보다 규모가 1.5배 정도 크다. 내부에 에크모 장비·인공호흡기·환자 상태 모니터링 장비·약물 주입 장비 등 중환자실 치료 시스템이 설비돼 있기 때문이다. 내부 전력 또한 에크모·인공호흡기 등 여러 장비를 동시 가동하기 위해 일반 구급차 대비 2~3배 더 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산소통도 일반 구급차 대비 4배 정도 실을 수 있어 에크모와 인공호흡기를 동시에 사용 가능하며 장거리 환자도 옮길 수 있다.

김 양은 병원에서 에크모 폐 치료와 폐 속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폐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돕는 재생 치료를 계속했다. 그리고 병원에 실려 온 지 6일 만에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왔다. 중환자실 구급차가 아니었으면 지금 상태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중환자실 구급차는 중환자가 생명 유지 및 회복 치료를 지속하면서 병원 등 장소를 옮길 수 있도록 만든 중증 응급 환자 전용 이송 체계다. 증상 발생 후 30분 이내에 진단·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환자 발생 시 병원에서 24시간 대기 중이던 응급의학과 전문의,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의료진 3~4명이 한 팀으로 움직인다. 중환자실과 동일한 치료 시스템이 설비된 구급차 내에서 곧바로 전문적인 처치를 시작한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중환자실 구급차는 월평균 1회 가동되며, 가동 시 환자 생존율은 85%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사진=한림대학교성심병원]

연희진 기자 miro22@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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