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매도 리포트, ‘검은 세력’ 있나?

[셀트리온과 매도 리포트 ①] 외국계 증권사는 왜?

“외국계 증권사가 매도 보고서를 발표하고 공매도로 차익을 얻고 있다.”

셀트리온 투자자들이 외국계 증권사 매도 리포트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매도 리포트는 주가 하락을 야기하고 대량 공매도를 통해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한 악의적인 의도가 깔린 행위라는 주장이다. 온라인 주식 투자자들이 모여있는 공간에서는 이런 불만을 성토하는 글들이 넘쳐난다.

제약 바이오 업계에서도 조심스럽지만 의도를 가진다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 업계 내부에서도 특정 공매도 세력과 외국계 증권사 사이가 각별하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실제로 셀트리온 공매도 흐름을 살펴보니 의도적일 수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했다. 공매도 빅 데이터 기업 트루쇼트와 한국거래소 공매도 포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주요 외국계 증권사가 셀트리온 공매도 대량 보유자로 나타났다.

이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일 골드만삭스가 셀트리온 매도 리포트를 발표했는데 이보다 앞선 8일부터 10일까지 공매도가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늘어난 공매도 금액은 250억 원에 달한다. 또 7월 중순부터 골드만삭스의 공매도 비중이 한자릿 수에서 20%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급등했다.

비단 골드만삭스 사례만이 아니다. 지난해(2017년) 모건스탠리(10월 18일), 올해(2018년) 노무라증권(1월 17일), 도이치증권(1월 18일)이 셀트리온에 부정적인 매도 리포트를 냈을 때마다 공매도가 급증했다.

특히 모건스탠리의 경우 지난해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으로 인한 가격 할인 압박, 미국과 유럽에서의 램시마 시장 점유율 예상치가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목표가를 8만 원으로 제시한 리포트를 냈다. 하지만 그 당시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셀트리온의 공매도 물량을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의도적인 악성 리포트를 내놓은 것이라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의 매수 위주 분석 리포트와는 상반된 부정적인 분석 위주의 외국계 증권사 매도 리포트가 나올 때마다 의심의 눈초리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가 악재에 쉽게 휩쓸리는 국내 주식 시장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정 기간 일정 시간에 큰 폭으로 공매도가 요동치는 것은 누가봐도 의도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숏 포지션의 외국계 사모펀드 등은 외국계 증권사를 주로 통하는 것은 맞다”며 “외국계 증권사가 공매도 창구라는 것에 대한 확증은 어렵지만 합리적인 의심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증권 업계는 극도로 말을 아낀다. 한 증권사 출신 연구원은 “외국계 증권사는 연구원 의견이 팔자는 의견이면 매도 리포트 작성을 독려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공매도와의 연관성은 아는 사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 매도 리포트를 냈던 골드만삭스 김상수 연구원은 “커뮤니케이션 담당에게 연락 바란다”면서도 “골드만삭스가 비논리적이고 악의적인 리포트를 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듯한 뉘앙스의 짧은 답변을 남겼다.

[사진=alexsl/gettyimagesbank]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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