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톱의 검은 선, 피부암의 전조?

흑색종 진단에 필수인 손∙발톱 조직검사는 아프고 변형이 생길 위험이 있다. 이에 국내 연구진이 조직검사를 하지 않아도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을 예측할 방법을 고안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문제호 교수팀이 손발톱에 나타나는 검은 선의 형태와 크기로 흑색종을 쉽게 예측할 진단방법을 발표했다.

흑색종은 손∙발톱에 세로로 검게 나타나는 선 말고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손∙발톱 조직검사가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새로운 조기 선별기준을 발표해, 이 기준을 활용하면 불필요한 손발톱 조직검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흑색종은 악성종양의 한 종류인데, 피부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암세포로 변해 발생한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곤 한다. 종양이 충분히 진행되면 치료가 어렵고 전이 가능성이 높아 예후도 좋지 않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은 주로 손발톱이나 손발바닥에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현재까지 가족력, 과거에 경험한 질병, 손톱이나 발톱 주위 색소침착, 손∙발톱 모양 이상 등이 위험인자로 제시되어 왔지만, 정량화된 진단기준은 없었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손∙발톱 흑색조갑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대상으로 피부확대경 진단 소견을 분석했다. 흑색 조갑증은 멜라닌 세포가 색소를 많이 생산하거나, 멜라닌 세포 수가 증가하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이때, 멜라닌 세포 수가 증가해 발생할 경우, 악성흑색종일 수 있다. 악성흑색종의 경우 멜라닌 형성 세포가 암세포로 변해, 점차 커지면서 주변 조직을 파괴한다.

그 결과, 혹색 조갑(손발톱) 너비 3밀리미터 이상일 때, 다양한 색조를 띠는 경우, 비대칭일 때, 경계가 불분명할 때, 주변에 색소침착이 있는 경우 등 흑색종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호 교수는 “손∙발톱 조직검사는 통증이 심하며, 검사 이후 영구적 손∙발톱 변형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며 “조직검사가 꼭 필요한 환자인지 여러 요소를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 저널(JAMA dermatology)’ 최신 호에 발표됐다.

[사진=meow wii/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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