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체육시간, 즐거우셨나요?

학창 시절 체육 수업을 떠올려보자. 흐뭇한 미소가 번지는 즐거운 추억인지, 아니면 반사적으로 어깨가 움츠러드는 떠올리기 싫은 기억인지.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 체육 수업의 기억이 성인이 된 후 운동에 대한 태도와 신체적 활동성을 결정한다.

이번 연구는 운동과 담을 쌓은 어른을 어떻게 운동하게 만들지는 물론, 이제 처음 체육 시간을 경험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계에 따르면 서구 사회 성인의 2/3 정도는 운동하지 않는다. 행태주의적 접근에 따르면 운동에 대한 태도가 중요하다. 운동이 즐거운 일이라 여긴다면 자주 하지만, 반대의 경우 하지 않는다는 것.

연구진은 운동에 대한 태도가 형성된 근원을 학창시절 체육 시간에서 찾았다. 대개 공식적인 운동을 처음 접하는 시기다.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18~40세 성인 1000여 명이 참가해 과거 체육 시간을 평가하고, 현재 신체적 활동을 수치화하는 다양한 질문에 답했다.

연구진은 설문을 마친 참가자들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처럼 보였다고 밝혔다. 체육 수업에 대한 참가자들의 기억은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고 감정적이었다. 그리고 적지 않은 경우 어른이 되어서까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학창시절 체육 수업이 불쾌했던 어른은 여전히 운동을 꺼렸다. 그들은 “운동을 좋아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운동할 계획이 없다”고 답변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체육 시간을 즐겼던 사람은 어른이 돼서도 운동을 열심히 하며 활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했다.

체육 수업을 즐기지 못했던 이유는 다양했다.

팀 스포츠를 위해 편을 가를 때 늦게 혹은 마지막으로 지명받는 게 괴로웠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신통치 않은 몸짓을 남들에게 보일 수밖에 없는 것도 부끄러웠고, 맨살을 드러내는 체육복을 입는 것이 불편했으며, 급우는 물론 체육 교사까지 합세한 놀림과 모욕이 견디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매튜 레드윅 연구원은 “학교에서 체육 시간에 팀을 나눈다면 무작위로 하고, 춤이나 요가처럼 경쟁을 부추기지 않는 종목을 가르치는 게 좋다”면서 “많은 아이를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체력 검정 역시 자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정원 가꾸기는 신체적 활동인 동시에 어떤 아이들에게는 팀 스포츠보다 훨씬 즐거운 체육 종목이 될 수도 있다.

연구진은 “체육 수업이 아이들에게 몸을 움직이는 게 즐거운 일이란 걸 가르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mTaira/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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