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MRI 시간 10배 단축…헬스 케어 뛰어든 페이스북

페이스북이 디지털 헬스 케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21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뉴욕대학교 의과 대학은 공동으로 MRI(자기 공명 영상)를 스캔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기로 했다. ‘패스트 MRI(fast MRI)’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까지 걸리는 MRI 스캔 속도를 AI를 통해 10분의 1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페이스북과 뉴욕대 의대는 1만여 장의 임상 케이스와 3만여 장의 무릎, 뇌, 간 등 MR 이미지를 AI에 학습시켜 기존의 MRI 스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계획이다. 현재 MRI 스캔은 신체 내부를 순차적으로 스캔해 생성한 수많은 이미지를 하나의 영상으로 조합하는 방식이다. 두 기관은 신체 스캔 과정에서 적은 데이터로도 충분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스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은 “긴 MRI 스캔 시간은 어린 아이뿐만 아니라 밀실 공포증 환자나 오래 누워있는 것이 고통스러운 환자에게 큰 장벽이다. 또 MRI 공급이 충분치 않은 일부 국가의 소도시에선 MRI를 찍기 위해 환자들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환자들의 MRI 접근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방대한 의료 정보에 대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두 기관은 이 프로젝트가 미국 의료 정보 보호법(HIPPA)을 준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모든 이미지와 원시 데이터에서 환자 이름, 민감한 건강 정보를 모두 삭제했다는 것. 더불어 페이스북은 자사가 보유한 어떤 개인 정보도 프로젝트에 활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다시 헬스 케어 시장에 문 두드리다

이전에도 페이스북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헬스 케어 시장에 관심을 보여 왔다. 하지만 대부분 페이스북 게시글, 기사 등을 분석하는 정도였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글과 라이브 방송의 텍스트를 AI로 분석해 자살 위험이 높은 이용자를 찾아 사전에 신고하거나, 혈액 수급이 어려운 국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혈액형에 맞게 알람을 보내 헌혈을 장려하는 방식 등이다.

보다 적극적인 시도도 있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2017년)부터 미국 내 주요 의료 기관과 협력해 익명 처리된 환자 의료 정보를 페이스북 계정과 연동하고자 했다. 환자의 페이스북 활동 정보를 참고해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란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지난 3월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 유출 스캔들로 전면 중단됐다.

그런데도 3조 원에 달하는 헬스 케어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생각이다. 이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굴지의 IT 기업이 헬스 케어에 뛰어든 상황에서 페이스북 역시 헬스 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페이스북은 오랜 기간 사진에 초점을 맞춰오면서 이미징 데이터 분석에 전문성을 축적해왔다. 이 노하우를 바탕으로 의료 이미징 데이터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페이스북]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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