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선풍기 전자파, 진실은 뭐예요?

여름 내내 사용한 손선풍기에서 어마어마한 전자파가 나온다는 환경 단체의 발표 이후, 그 유해성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손선풍기 전자파, 정말 위험한 걸까?

20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손선풍기에서 높은 수치의 전자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이 보도된 후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다. 크게 “여름 내내 사용했는데 위험하다고요?”와 “휴대폰도 쓰는데 대수냐”로 갈렸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건강에 해로운 전자파가 높은 수치로 검출된 것은 “팩트(사실)”라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전자파가 정말 우려 할 만큼 유해한 것 맞을까?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특히 휴대폰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서 논란이 많았다. 미국에서는 20년 가까이 이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고, 올해(2018년) 결과가 발표됐지만, 여전히 결론은 모호하다.

하지만 ‘전자파 공포’는 만연한 편이다. 2013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설문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94.5%(매우 유해 28.5%, 조금 유해 66.0%)가 생활 가전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전자파는 눈에 보이지 않고, 얼마만큼 노출이 되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두려움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체온을 올리거나, 신경을 자극하거나

전자파가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크게 열작용과 자극 작용 등이 있다. 열작용은 체온과 관련이 있다. 주파수가 높고 강한 세기의 전자파에 노출 시, 체온을 상승시켜 세포나 조직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자극 작용은 주파수가 낮고 강한 전자파에 노출될 때, 인체에 유도된 전류가 신경이나 근육을 자극하는 것이다.

전자파의 위험성이 잘 알려진 계기 중 하나는 2007년 세계보건기구(WHO)가 2007년 극저주파 전자파 노출이 소아 백혈병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인정하면서였다. 연구에 따르면, 송전선 50미터 이내에 거주하는 어린이는 소아 백혈병에 걸릴 확률이 1.7배 높았다. 올해 초에는 26년간 고압선 배전 설비 보수 일을 하다가 백혈병으로 숨진 국내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인정받기도 했다.

‘가능성 있는’ 발암 물질

전자파가 유해 물질이라는 주장 가운데 하나는 발암 물질이라는 점이다. 2011년 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는 휴대폰 전자파를 2B군으로 지정했다. IARC는 발암성 물질을 5가지로 분류하는데, 보통 “1급 발암 물질”이라고 표기할 때 쓰이는 기준이 바로 IARC 기준이다. 하지만 IARC는 “Grade”가 아닌 “Group”으로 표기하고 있어 “1급”보다는 “1군”으로 보는 것이 맞다.

1군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암을 유발한다는 충분한 증거가 확인된 물질로 담배, 석면, 방사선 등이다. 전자파가 속해있는 2B군은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다. 전자파 외에도 커피, 디젤엔진 배기가스, 젓갈 등이 속한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고, 심지어는 즐겨 먹는 것도 있다.

거리만 떨어뜨려도 수치 크게 줄어

전자파의 세기는 물리적 특성상 거리의 제곱 또는 세제곱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거리만 조금 떨어져도 그 세기는 크게 낮아진다. 그 때문에 손선풍기의 전자파 노출 위험을 우려한 환경보건시민센터도 25센티미터 이상 떨어뜨려서 사용하길 권한 것이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강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대부분 국가는 전자파 흡수율(SAR)이라는 기준을 따로 쓴다.

SAR은 단위 시간당 인체의 단위 질량에 흡수되는 전자파 에너지의 양을 의미하며, 열적 작용을 정량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국제 권고 기준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휴대폰의 경우, SAR 측정값이 기준에 만족해야 판매할 수 있다.

손선풍기의 전자파 노출 위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려면 이 SAR 측정값을 활용할 필요가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풍기 모터 속도에 따라 발생하는 주파수를 확인하고, 주파수별로 전자파 세기를 측정해 해당 주파수 인체 보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바로 이 SAR 측정값을 산정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손선풍기 전자파 노출 위험을 조사해 적절한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손선풍기 전자파 위험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사진=Honeybee49/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miro22@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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