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반찬 재활용, “채소류 세척에도 문제”

폭염으로 식품 위생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반찬 재활용 및 채소류 세척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부 식당에서는 반찬 재활용은 물론 손님이 남긴 찌개조차 재활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요즘은 위생을 위해 집에서도 개인 접시를 사용하는 추세이다. 찌개 등을 공유할 경우 위암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등 감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반찬 재활용 등 위생 불량으로 적발된 식당은 대부분 일정 기간 영업 정지를 받거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는 게 고작이어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중식당에서 반찬을 재활용하면 식중독 등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8월은 식중독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다. 2013-17년 월별 식중독 환자를 분석한 결과, 8월(24%)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 발생 장소는 학교 등 집단 급식소(50%)에 이어 음식점(23%)이 가장 많았다.

– 채소류 씻을 때 세척제 거의 사용하지 않아

채소류의 오염에 의한 식중독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척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부 식당에서는 채소 세척에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조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일부 식당 주인들은 채소나 과일의 세척, 소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채소 또는 과일을 세척할 때 기준 규격에 맞는 세척제를 사용하도록 고시하고 있다. 잎을 먹는 채소류 등 신선 농산물의 경우 소독을 위해 유효염소 농도 100피피엠(ppm)으로 5분간 담근 후 헹구는 것을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영남대 식품영양학과 유 경 교수팀이 대구지역 한식 식품접객업소 380곳의 채소류 위생관리 실태(2016년)를 조사한 결과 채소류 세척 시 ‘물로만 씻는다’는 식당이 86.1%였다. ‘세척제 사용’은 8.3%, ‘살균제 사용’은 5.5%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014년 경기, 강원, 대구지역의 식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와 유사하다. 당시 세척제와 살균소독제를 사용해 채소류를 세척하는 곳이 전혀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생채소나 과일의 경우 소독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거나 정확한 세척 방법을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 채소류 위해요인 1위는 잔류농약

채소류가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한 경우 주된 위해요인으로는 ‘잔류농약’이 41.5%로 가장 많았고 ‘세균 등 미생물’ 37.7%, ‘중금속’ 15.1%, ‘환경호르몬’ 5.7% 등의 순이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추석(9월 24일)을 앞두고 지난 20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4주간 제수용, 선물용 농산물에 대해 잔류 농약 특별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식중독 발생 우려가 높은 채소로는 새싹채소, 콩나물, 숙주나물, 시금치, 상추 등의 순으로 지목하는 식당 관계자가 많았다. 특히 가열 조리 과정이 없는 생채소류의 경우 세균이 조리 후 그대로 옮겨지므로 구입에서부터 세척, 소독 및 조리과정에 이르기까지 위생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 식당종사자에 대한 교육 및 점검 강화 필요

조리사 자격증이 있는 경우 ‘식품 취급은 주방 바닥에서 60센티미터 이상 높이에서 실시’, ‘무친 채소음식의 배식 전 상온 방치 시간 줄이기’, ‘배식 시 도구 사용’ 등 3개 항목에서 조리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보다 더 신경 쓰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서울, 경기, 인천 지역 단체 급식소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유 경 교수 등 연구팀은 논문에서 “식당 뿐 아니라 집단급식소의 관리자, 영업주 및 조리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위생교육 시 채소류로 인한 식중독 발생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소규모 영세업소에 대해서도 주기적인 교육이나 점검 강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사진=siro46/shutterstock]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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