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암 환자의 후회 “가족의 소중함 느껴요”

“식당 일로 힘들던 어느 날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내가 암 환자라는 겁니다. 늘 남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폐경기가 지났지만 가끔 하혈을 했어요, 항상 피곤하고 하루 종일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았지요. 증상이 심해져서 병원에 갔더니 초음파검사 후 자궁 속에 찌꺼기가 보인다는 겁니다. 찌꺼기 제거 수술 뒤 조직검사를 한 결과 암으로 진단이 나왔습니다.”(50대 자궁내막암 환자)

이 모 씨는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은 후 ‘가족’부터 떠올렸다. “자식들이 곁에 있었으면. 남편이 옆에서 지켜주었으면…” 그는 두 명의 자녀와 10년 전 경제 사정으로 헤어져 살게 되면서 엄마 노릇을 제대로 못한 게 원망스러웠다. 이 씨는 예전에 하던 가게의 부도로 신용불량자여서 돈 구할 곳도 없었다.

사람이 아프면 가족의 존재를 절실히 느낄 수밖에 없다. 평소에는 무덤덤하게 지내도 집 안에 힘든 일이 생기면 가족은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간병부터 경제적 지원까지 모두 팔을 걷어붙인다. 하지만 이 씨는 오래전에 헤어져 살아온 자녀들에게 자신의 투병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남편과도 이혼으로 멀어진 상태다.

평소 친하게 지내온 이웃 언니가 가끔 도와줬을 뿐이다. 암처럼 투병 기간이 긴 질병은 경제적 지원 못지않게 정서적 지원도 중요하다. 이 씨는 암과 외롭게 싸우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병실에서 가족의 간병을 받는 다른 환자를 보고 눈물도 자주 흘렸다.

– 중년 여성 주의해야. 40, 50대 환자가 60%

이 씨를 고통스럽게 하는 자궁내막암은 자궁 몸통(체부)의 내벽을 구성하는 자궁내막에 생긴 암을 말한다. 자궁내막은 생리 주기에 따라 팽창과 위축을 반복하며 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2263건이 발생했는데, 연령대별로는 50대가 38.6%로 가장 많았고, 40대 20.4%, 60대 19.3%의 순이었다(중앙암등록본부 자료).

– 호르몬, 유전, 나이, 비만 등이 위험 요인

자궁내막암의 발생 원인은 유방암처럼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경기 이후 에스트로겐 대치 요법, 늦은 폐경, 이른 초경, 무출산 또는 저출산, 비만, 여성호르몬 분비종양 등은 여성호르몬에 의한 자극을 늘려 자궁내막암이 생기기 쉽게 할 수 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유방암 치료 중 장기간의 타목시펜 치료는 자궁내막암의 발생율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에 유방암 타목시펜 치료를 받는 경우는 지속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가족 중에 자궁내막암 또는 유방암,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자궁내막암의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자궁내막암은 폐경 여성에게 일차적으로 나타나며 나이가 많을수록 악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자궁내막암이 늘어나는 이유는 자궁경부암 발생 빈도의 저하, 자궁내막암이 많이 생기는 폐경기 후 연령층의 증가, 폐경 후 호르몬 보충요법의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비만은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을 2-11배 높인다. 늘 앉아서 생활하거나 운동이 부족하면 위험도가 증가한다. 당뇨, 면역 결핍 질환, 복부 방사선 치료 경험, 자궁내막암 이전 단계인 자궁내막 과다증식증 등도 위험 인자들이다.

– 자궁출혈, 분비물 등에 주목해야

다른 암처럼 자궁내막암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불규칙한 자궁출혈, 생리량 과다, 폐경 후 질 출혈, 성교 후 질 출혈, 악취를 동반하거나 노란 빛의 질 분비물, 복부, 골반, 등, 다리 등의 압박감, 음부 주위의 불편감이 있을 수 있다.

자궁내막암이 진행되면 통증도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자궁 밖으로 전이가 된 경우 골반이나 엉덩이 통증, 방광 전이는 혈뇨 및 빈뇨, 직장 전이는 변비 및 직장출혈, 하복부 통증, 요통이 있을 수 있다. 복강내 전이가 있는 경우 복부팽창, 복수, 장폐색이 나타난다. 암의 공통 증상인 체중감소, 전신 쇠약감, 빈혈 등도 생긴다.

– 식사 조절, 운동하면 예방에 도움

뚱뚱하면 자궁내막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균형 잡힌 식사나 운동 등을 통해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자궁내막암 예방법 중의 하나가 규칙적인 운동이다. 과체중을 막기 위해서 지나친 고칼로리 음식 섭취를 피하고,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먹는 게 좋다.

불규칙한 질 출혈이 있거나 생리의 양이 너무 많다면 전문의와 상담 후 질 초음파로 자궁내막을 검사하면 자궁내막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 또한 자궁내막 과다증식증과 같은 암의 전 단계를 진단해 치료하면 자궁내막암을 예방할 수 있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정기 검진에 바짝 신경 써야 한다.

정현훈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환자들 중에 집안 일을 먼저 걱정하거나 남편도 병이 있어서 간병을 해야 한다며 ‘이런 치료를 못받겠다’ 식으로 자신을 우선순위에서 미루는 분들이 있어서 안타깝다”면서 “일단 본인이 건강해야 가정이나 남편, 자식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병이 진단되면 치료에 집중하라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했다.

[사진=IM3_vs1/shutterstock]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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