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 놀아나는 K-바이오, 왜?

[바이오와 공매도 ②] 외국인 공매도, 왜 문제인가?

공매도가 그야말로 제약 바이오 주식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외국인과 기관이 대규모 공매도 물량을 쏟아내면 주가는 곤두박질한다. 잦은 주가 변동 탓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하는 기업과 자본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공매도는 그야말로 골치다.

한국 주식 시장은 외국인 공매도 세력의 놀이터다. 기관보다도 월등히 많은 공매도 수치가 이를 입증한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5월까지 전체 공매도 거래 규모는 58조2780억 원. 이 가운데 개인 투자자는 2794억 원으로 0.5% 수준이었고, 기관 투자자는 17조2384억 원으로 29.6%를 차지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의 공매도 거래 규모는 나머지 약 70%에 해당하는 40조7541억 원에 달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68.6%를, 코스닥에서도 무려 73.3%를 차지했다.

더욱이 외국인 투자자는 주요 제약 바이오을 놓고 대규모 공매도에 집중하고 있다. 특정 종목에 대한 공매도 공격에 개인 투자자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셀트리온제약의 경우 지난해(2017년) 10월 한 달 동안에만 무려 6번이나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8월 6일 기준 공매도 잔고 비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 셀트리온이다. 공매도 잔고란 공매도를 하고 상환하지 않은 수량을 뜻하는 것으로 셀트리온의 경우 공매도에 시달리다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까지 했지만 공매도가 여전하다.

셀트리온 공매도 잔고 금액은 약 3조2952억 원 규모다. 잔고 대량 보유자는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메릴린치인터내셔날, 모간스탠리 인터내셜날 피엘씨, 씨티그룹글로벌마켓리미티드, 크레디트 스위스 씨큐리티즈 유럽 엘티디 등 모두 외국계 투자자다.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잔고 비중 기준으로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있는 신라젠의 경우 공매도 잔고 수량은 약 765만 주로 공매도 잔고 비중은 무려 11%에 달한다.

신라젠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는 메릴린치인터내셔날, 모간스탠리 인터내셔날 피엘씨, 씨티그룹글로벌마켓리미티드, 제이피모간 증권회사, 크레디트 스위스 씨큐리티즈 유럽 엘티디다. 셀트리온과 마찬가지로 모두 외국인 투자자다. 공매도 잔고 비중 5.69%인 셀트리온 헬스케어 역시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등이 공매도 잔고를 대량 보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공매도 세력은 주가가 떨어져야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거대 외국인 투자 자본 등 불특정 세력이 악의적인 목적으로 공매도 물량을 대량으로 쏟아내고 대량 매수하기를 반복한다면 개인 투자자의 피해가 급증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 은행이자 셀트리온, 신라젠 등 주요 바이오주에 대해 대규모 공매도를 쏟아냈던 골드만삭스는 주식을 빌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 주문을 체결했고, 이후 주식 결제 과정에서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 주식을 빌려 팔고 나서 다시 갚는다는 공매도의 기본 원칙이 무시된 이른바 무차입 공매도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테라젠이텍스, 신라젠 등 루머가 돌면서 동시에 주가가 하락했을때 그 뒤에는 어김없이 공매도 물량이 급증했던 사례도 의혹과 더불어 개인 투자자의 불안감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외국인 중심의 대규모 공매도에 대해 바이오 산업의 특유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한국 주식 시장은 공매도 세력이 이용하기 좋은 환경을 가졌다. 거기에 더해 바이오 산업의 특징인 불확실성이 대량 공매도의 원인으로 예측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7월 대규모 공매도 사태의 경우도 중국발 가짜 백신 사태로 인한 동아시아 바이오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된 것이 원인이었다”며 “여기에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네이처셀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바이오주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져 공매도가 집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primeimages/gettyimagesbank]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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