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줄줄, 참기 힘든 더위…폭염 탓만은 아냐

#. 평소 건강하던 김 씨(47세)는 유난히 이번 여름에는 더위를 잘 타고 땀이 많아졌으며 갈증을 자주 느꼈다. 이전과 달리 가벼운 운동에도 숨이 차고 다리의 힘이 빠지며, 특별한 이유 없이 4개월 동안 5킬로그램이나 빠져 병원을 찾았다가 갑상선기능항진증 진단을 받았다.

더위를 못 견디고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 이번 기록적인 폭염 때문인지, 김 씨처럼 갑상선기능항진증인지 헷갈릴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땀은 더울 때 흘리는 땀과 무엇이 다를까?

먼저, 기온에 따른 갑상선 질환의 발병 빈도는 차이가 없다. 단지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는 땀이 많이 나고 더위를 참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날씨가 더우면 환자가 여름을 지내기 더욱 힘들어진다.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에 흘리는 땀과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가 흘리는 땀은 모두 탈수를 조장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근본적인 발생 원인은 다르다. 무더위에 흘리는 땀은 주변 환경의 고온으로 인하여 체온이 오르는 것을 방지하고자 체내의 열을 발산할 목적으로 흘린다. 반면,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는 필요 이상으로 과다한 갑상선 호르몬에 반응하여 체내 장기에서 에너지 생산이 많아지고 이로 인한 체내 열 발생이 증가해 땀을 흘린다. 즉 더워서 흘리는 땀은 우리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보호 작용의 일환이지만,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땀은 병적으로 생성된 땀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갑상선에서 호르몬 합성을 일방적으로 자극하는 물질이 만들어지는 ‘그레이브스병’이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왜 이러한 물질이 특정 환자에게 만들어지는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다.

정상인의 경우 혈액의 갑상선호르몬 농도가 일정 범위로 유지되는데,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경우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만들어지고 우리 몸 장기들이 이러한 과다한 갑상선 호르몬에 반응하여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는 조금만 긴장해도 손을 많이 떨고 심할 경우 온몸을 떨기도 한다. 일반인들은 극심한 더위에 입맛이 떨어지기 쉽지만,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들의 경우 식욕은 왕성해지는 반면 체중은 감소한다. 그 외에도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손발이 떨리거나 신경이 예민해져서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며, 특별히 한 일도 없는데 피로감이 크다. 가벼운 움직임에도 숨이 차고, 피부가 가려우며, 변이 물러지고 횟수가 잦아진다. 여성의 경우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양이 줄어든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은 만큼 특별한 예방법도 없다. 요오드 섭취량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평소 요오드 섭취량이 충분한 관계로 식생활과 관련하여 갑상선 질환이 발병하고 악화되지는 않는다. 다만 요오드 함유량이 많은 건강보조제는 갑상선 기능을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으므로 무분별한 섭취는 좋지 않다.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고경수 교수는 “안구가 심하게 돌출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들은 흡연이 안구돌출을 더욱 조장하므로 반드시 금연하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BLACKWHITEPAILYN/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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