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어지럼증, 뇌 차이에서 비롯 (연구)

빈혈도, 멀미도 아닌데 계속 어지럼증을 느껴 일상생활이 불편한 사람이 있다. 이런 만성 어지럼증 환자가 정상인과 뇌 네트워크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경과 이익성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어지럼증센터 김지수 교수, 영상의학과 김재형 교수, 카이스트 바이오·뇌공학과 정용 교수, 미국 메이요 클리닉 공동 연구팀이 만성 어지럼증 환자의 뇌 네트워크 이상을 밝혀냈다.

현기증이라고도 하는 어지럼증은 본인이나 주위가 도는 느낌을 느끼게 된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한데, 멀미나 스트레스 등 생리적인 현상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고, 메니에르병이나 신경장애 등 병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주로 귀나 뇌의 평형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발생하는데, 평형기능에 이상이 없어도 계속 어지러움을 느끼면 만성 주관적 어지럼증이라고 한다. 이번 연구 전까지는 만성 주관적 어지럼증이 처음 어지럼을 느낀 후 뇌에서 보상기능이 부적절하게 작용되기 때문이라는 기전이 있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연구결과는 부족했다.

연구팀이 만성 어지럼증 환자의 뇌 기능적 연결성을 분석한 결과, 정상인보다 평형감각과 공간지각에 관련된 뇌 영역의 기능적 연결성이 감소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시각과 감정을 처리하는 뇌 영역의 기능적 연결성은 오히려 증가해 있었다.

어지럼증은 차멀미처럼 뱃속이 거북하고, 메스꺼움이나 구토를 하는 것에서부터 내 몸이나 주위가 빙글빙글 돌고, 몸이 허공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까지 다양하다. 어지럼증 환자는 이처럼 공간지각력에 이상이 생기고, 심리적으로 불안감도 느낀다. 이번 연구결과에서 확인한 뇌 기능적 연결성의 차이는 어지럼증 환자의 특성을 잘 반영하는 결과다.

또한, 연구팀은 이 결과를 기반으로 뇌 영상 지표를 활용해 인공지능 기계학습 기법을 적용했을 때 만성 주관적 어지럼증 환자를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성 주관적 어지럼증을 겪는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계속 어지럼을 느끼는데, 이를 방치하면 우울, 불안 증세와 공황장애까지 생길 수 있다. 많은 환자가 일상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거나, 늦게 진단받아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이익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어지럼증의 발병기전을 이해하고, 뇌 기능적 연결성이 어지럼증의 진단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 영상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휴먼 브레인 매핑(Human Brain Mapping)’ 8월호에 게재됐다.

[사진=pathdoc/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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