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신규 채용 면접서 ‘태움’ 질문 논란

서울아산병원이 면접장에서 태움(직장 내 괴롭힘) 스트레스로 유명을 달리한 고(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면접자를 압박한 정황이 드러나 간호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3일 ‘몰상식한 면접으로 지원자들에게 상처를 준 서울아산병원은 사과하라’ 성명을 내고 부적절한 면접 질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병원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8년 채용 면접과정에서 고인과 같은 학교 출신의 입사 지원자에게 “올해(2018년) 초 신규 간호사가 자살한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느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또 면접자에게 “(태움이나 압박을) 어떻게 버틸 거냐”라는 질문을 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고 박선욱 간호사 투신 사망 사건 이후 수많은 간호사와 시민 사회가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병원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병원은 고인의 죽음을 마치 개인의 문제인 것처럼 몰아갔다”며 “병원은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음에도 파렴치하게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처럼 아무렇지 않게 채용 면접에서 그 죽음을 들고 나왔다”고 지적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해결할지, 그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서울아산병원”이라고 했다. 단체는 병원의 질문이 “우리 병원은 바뀔 생각이 없으니 면접자들이 어떻게 버틸 건지 계획을 말해보라는 식”이라고 주장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고인 사망 소식을 듣고 가장 큰 충격을 받았을 고인의 후배, 다가올 병원 입사에 대한 두려움에 고통 받았을 4학년 학생들에게 병원은 상처를 파고드는 질문을 던졌다”며 “이런 몰상식하고 적반하장적인 질문에 대해 대체 어떤 대답이 만점짜리 대답인 걸까”라고 되물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전국 간호사들이 모여 더 나은 간호 환경을 위해 행동하는 단체”로서 “부적절한 질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즉각 해명하고 아산병원 대표자인 병원장은 학생과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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