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 뜨거운 음식도 일리 있네? 하지만…

더운 날은 이열치열 뜨거운 음식을 먹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뜨거운 음식이 더위로 지친 몸을 시원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단 온도는 높되 습도는 낮은 날,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다.

초복과 중복이 지나고 이제 삼복 가운데 마지막 복날인 말복만을 앞두고 있다. 세 번의 복날을 거치면서 뜨거운 음식을 보양식으로 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더운 날 먹는 뜨거운 음식의 효과는 무엇일까?

인도에서는 더울 때 따뜻한 차이티를 마신다. 베트남에서는 뜨끈뜨끈한 쌀국수를 먹고 멕시코에서는 뜨거운 음식은 아니지만 땀을 빼는 효과가 있는 매운 살사소스를 올린 음식을 먹는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여름 삼계탕이 대표적인 보양식이다.

가뜩이나 더운 날 왜 이런 음식을 먹는 걸까? 이는 뜨겁거나 매운 음식이 더운 날 오히려 우리 몸의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열을 조절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더운 곳에선 몸을 냉각시키고, 추운 곳에 있을 땐 열이 나도록 만든다.

여름에는 땀이 ‘냉각 기능’을 한다. 땀이 분비되면서 체내에 과잉된 열을 밖으로 발산시키는 원리다. 혈류는 과잉된 열을 피부, 손, 발 등 우리 몸의 주변부로 옮기는데, 땀이 이처럼 주변부로 온 열을 방출시킨다.

사람의 피부에는 수백만 개의 땀샘이 있는데, 5제곱센티미터의 넓이에 무려 440~1000개의 땀샘이 존재한다. 이 많은 구멍을 통해 땀이 증발하면서 몸의 열이 식는다.

호주 울런공 대학교 생리학과 나이젤 테일러 교수에 의하면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우리 몸의 중심부 온도인 심부체온은 휴식 상태일 때의 정상 체온인 36.5~37도씨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우리 몸에는 온도 수용기가 있는데, 이 수용기가 온도 변화에 반응해 온도가 내려가거나 올라간 사실을 뇌의 온도 조절 장치인 시상하부로 전달한다. 가령 뜨거운 음료를 마시고 나면 온도 수용기가 뜨거운 열을 감지하고, 이 사실을 시상하부에 전달해 땀샘이 작동하도록 만든다.

매운 음식에 든 캡사이신도 마찬가지로 온도 수용기를 자극한다. 뜨거운 음식은 위에 들어갔을 때 온도 수용기의 반응을 유도하는 반면, 매운 음식은 입속에 머물면서 반응을 일으킨다. 혀가 매운맛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미각 발한’이라고도 부른다. 또 이때 나는 땀은 이마와 목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실질적인 실험을 통해서도 뜨거운 음식의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시드니대학교가 환경 변화에 따라 우리 몸이 체온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살폈는데, 이 실험에 의하면 더운 날 차가운 음료보다 뜨거운 음료를 마실 때 체내의 열기가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단 모든 환경에서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습도가 높은 환경에 있으면 공기 중에 습기가 많아 땀이 제대로 증발하지 못한다. 즉 뜨거운 음식을 먹어 배출된 땀의 냉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즉 습도가 높지 않으면서 온도만 높은 사막과 같은 환경이 최적의 효과를 낸다. 시원한 음료가 마시고 싶을 때 꼭 더운 음료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언제나 우리 몸의 밸런스가 중요하므로 자신의 몸 상태를 살피며 적절한 음식을 선택하면 된다.

[사진=Lesterman/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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