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남성’ 왜 늘어날까? 약해진 정자 때문?

최근 난임의 원인 중 남성 쪽 요인이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남성 난임’이 크게 늘고 있다. 난임은 피임을 하지 않고 1년 이상 정상적인 성관계를 하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난임은 임신이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원인부터 찾아보는 것이 좋다.

남녀의 임신능력은 모두 24세가 정점이다. 이후 매 5년이 경과될 때마다 임신 성공에 걸리는 기간이 2배로 길어진다. 35세 이후부터는 임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임신이 안 되면 부부가 난임 검사를 받고 적절한 노력을 해야 한다.

부부가 난임을 겪을 때 여성 혼자 고민을 떠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임신을 위해서는 우선 남성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성숙하고 건강한 정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정자의 운동능력도 중요하다. 자궁 속을 헤엄쳐 난자에 도달한 후, 이 난자를 뚫고 수정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활동성이 필요하다.

또한 정자의 모양도 제대로 갖춰야 한다. 자궁 속에서 정확한 방향을 향해 전진하려면 헤엄치기 쉽게 날렵한 형태를 이뤄야 한다. 정액의 양도 중요하다. 정자가 여성의 생식기 속으로 쉽게 들어가기 위해서는 정액의 양이 충분해야 한다.

정액이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그 속에 들어 있는 정자의 양이 풍부해야 한다. 발기능력이나 심리적 요인도 중요하다. 모든 면이 우수해도 성행위가 안 되면 임신이 힘들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 요소 중 어느 하나라도 충족되지 못할 경우 남성쪽이 난임을 유발할 수 있다.

김석현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한국인 부부의 난임 발생빈도는 대략 10-15% 정도로 추정된다”면서 “난임 가능성은 배우자의 연령이 많을수록 커지는데, 최근 결혼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난임 환자수도 증가 추세에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남성 난임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11%로 여성의 2.5%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난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전체적인 난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남성의 난임 요인은 고환에서 나가는 정맥에 장애가 있는 정계정맥류가 37%, 정관 폐쇄가 13%, 잠복고환-고환이상이 각각 3%, 사정장애-면역학적 이상이 각각 2%, 유전적 원인이 1% 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원인불명이 23%나 되는데, 정자 이상 등 다양한 요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성의 난임 위험요인은 나이 뿐 아니라 스트레스, 흡연, 약물, 음주, 유전성 등 다양한 원인이 자리하고 있다. 직업상 독소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거나 성병 등 감염병에 걸려도 난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은 물론 철저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고환 부위가 높은 온도에 노출되는 환경도 남성의 난임을 유발할 수 있다. 정자를 생산하는 고환은 체온보다 낮은 섭씨 33.5도일 때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한다.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정자의 활동성은 급격히 떨어진다. 고환 부위를 차갑게 해야 한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

고환이 음낭 속이 아닌 복강이나 서혜부 등에 있는 잠복고환도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아기가 잠복고환이라면 보통 고환이 자연적으로 내려오는 3개월 이후에서 1세 이전에 수술을 해주는 것이 좋다. 늘 꽉 조이는 속옷을 작용해도 좋지 않다.

난임이 계속되면 남녀 모두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남성은 정액 검사, 정자 기능 검사, 항정자 항체 검사 등 여러 비뇨기과적 검사로 평가한다. 정액 검사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로, 2-3일간의 금욕기간을 거쳐야 한다.

이어 병원에서 소독된 용기에 정액을 받은 후 1시간 정도 지난 뒤 정액의 색깔, 양, 점도와 정자 수, 운동성, 정자 형태 등을 관찰하게 된다. 정확한 판정을 위해 2주 간격으로 2회 이상 검사해 신체검사, 생활습관, 직업 환경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정자 기능 검사는 정자 침투력 검사라고도 한다. 투명대를 제거한 햄스터 난자와 남성의 정자를 함께 배양해 정자의 침투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정관의 감염이나 수술, 고환 손상 등이 있으면 정자를 공격하는 항체의 일종인 항정자 항체가 형성돼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김석현 교수는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불구하고 6개월-1년 이내에 임신이 안 되면 신속히 난임 검사를 받고, 적절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개인 맞춤형 진료를 통해 필요한 검사를 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방침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난임은 이제 여성만의 고민일 수 없다. 건강한 2세를 낳기 위해서는 부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검사도 같이 하고 위험 요인인 비만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함께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난임이라는 위기를 넘기고 나면 부부사랑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

[사진=K_E_N/shutterstock]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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