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년 전통 도쿄의과대, 여성 합격 막으려 ‘점수 조작’

일본 동경의 한 사립 의과 대학이 “여성 의사의 근속이 길지 않다”는 이유로 여성 수험생의 시험 점수를 수년간 조작해온 정황이 포착됐다.

요미우리신문은 2일 “도쿄의과대학(東京醫科大)이 대학 의학부 의학과 일반 입시에서 여성 수험자의 점수를 일률 감점하고 여성 합격률을 의도적으로 조작했다는 관계자 증언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도쿄의과대학의 여성 수험자 점수 조작은 2011년부터 2018년 2월 입시까지 무려 8년 동안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도쿄의과대는 수학, 이과, 영어 등 400점 만점의 1차 시험 점수, 100점 만점의 2차 논술 시험 점수, 면접 결과를 합산해 합격자를 결정한다.

점수 조작은 여성 수험생의 1차 시험 점수에 일정 계수를 곱해 감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2018년 입시 1차 시험 후 남성 합격률은 18.9퍼센트(303명), 여성 합격률은 14.5퍼센트(148명)으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으나 최종 합격 발표에서 남성 합격률이 8.8퍼센트(141명)를 기록한 반면 여성 합격률은 2.9퍼센트(30명)에 그쳤다.

도쿄의과대학 관계자는 “합격자의 약 40퍼센트가 여성이었던 2010년 입시를 계기로 2011년 입시부터 여성 합격자를 30퍼센트 수준으로 조절해왔다”고 했다. 관계자는 이 같은 점수 조작이 “동문 여성 의사가 출산, 육아로 실직하면 계열 병원 의사가 부족할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며 “이른바 ‘필요악, 암묵적 양해’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타누베 쿄코 일본여성의료인연합(日本女性醫療者連合) 이사는 이번 사태에 대해 “‘여자라서’ 불리한 점수를 받는 것은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시대착오적”이라고 말했다.

도쿄의과대학 홍보팀은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가능한 8월 초 중 기자 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쿄의과대학은 1916년 설립된 일본 동경 소재 사립 대학이다. 도쿄의과대학은 지난 7월 문부과학성 국장급 자제 부정 입학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쿄지검 특수부의 사학 비리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도쿄의과대학]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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