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가족들이 꼭 알아야 할 8가지

폭염이 이어지면서 건강한 사람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하물며 병상에서 신음하는 암환자들은 오죽할까. 이들을 돌보는 가족들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10명 중 3명이 암에 걸리는 시대, 이제는 암환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 가족 중에 암환자가 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암환자 가족들이 꼭 알아야할 사항에 대해 정리해 본다.

1. 암 진단? 더 이상 ‘죽음’을 떠올리지 말자

과거 암 진단을 사형선고로 받아들이는 시절이 있었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암 진단을 받으면 ‘죽음’을 떠올린다. 암은 난치병이긴 하지만,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다. 새로운 암 치료법이 계속 개발되면서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통해 암을 이겨내고 있다.

국내 암 발생 1위인 위암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이 5년 이상 생존하는 시대가 됐다. 5년 상대생존율은 흔히 완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1993-1995년 42.8%에서 2011-2015년 75.4%로 10년간 32.6%p 상승했다. 암 발생 2위 대장암도 5년 생존율이 76.3%를 기록하고 있다(2017년 중앙암등록본부).

2. 환자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줘라

대한암협회는 암을 진단 받으면 대부분의 환자는 다음과 같은 심리 상태를 차례로 겪게 된다고 했다.

첫째, 암 진단을 부정한다. 의사의 진단이 잘못됐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 다닌다. 둘째, ‘왜 하필 나에게 암이 생겼느냐’며 분노할 수도 있다.

셋째, 현실과 타협한다. ‘내 자식이 결혼할 때까지만…’이라며 제한적이나마 암을 수용하게 된다. 넷째, 암을 인정하지만, 우울감에 빠져 침묵이 길어진다. 다섯째, 상황을 받아들이고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상황을 받아들인 후에야 진정한 치료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다섯 단계의 과정을 겪는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치료를 빨리 시작할 수 있고, 예후 또한 좋다. 가족들은 환자의 심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3. 암은 전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족력은 살피자

가족 중 누군가 암에 걸리면 나에게도 암이 옮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결론부터 얘기해 암은 전염되지 않는다. 암 환자가 사용한 물 잔을 함께 써도 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암 환자 중 5-10%는 유전성 암에 해당한다.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젊은 나이에 암 환자가 될 수 있다. 대장암, 유방암, 위암, 췌장암 등 유전성이 있는 암 환자의 가족들은 의사와 상의해 생활습관을 조심하고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4. 나 때문에? 자책감에서 벗어나라

가족 중 누군가 암 진단을 받게 되면, 과거 환자를 힘들게 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 그 스트레스로 인해 암에 걸렸다고 자책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의 행동으로 인해 가족이 암에 걸리지는 않는다. 또한 가족의 암 발병을 내가 막을 수도 없다.

스스로를 책망하는 태도는 환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환자를 돌보아야 할 가족이 충격이 빠져 있으면 상황을 더욱 힘들게 할 뿐이다. 하루 빨리 죄책감에서 벗어나 환자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가 돼야 한다.

5. 암에 대해 공부하고, 정확히 알자

암의 정체와 치료법에 대해 정확히 알면 나와 가족이 느끼는 두려움은 훨씬 가벼워질 수 있다. 또 잘못된 정보에도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 암에 대한 기사나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가장 최신 내용을 선택해야 한다.

암 치료법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몇 해 전의 내용들은 이미 과거의 것일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정보 등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거나 상업적 목적의 잘못된 정보가 섞여 있을 수 있다. 이로 인해 환자와 가족들이 입을 신체적, 경제적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치의와 상의하는 등 주위의 합리적인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6. 주치의를 신뢰하고 소통하자

요즘 ‘명의’의 조건 중의 하나가 환자나 가족들과 잘 소통하는 것이다. 과거처럼 일방통행식 지시만 하면 좋은 의사가 될 수 없는 시대다. 의사들도 쉬운 용어를 쓰는 등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고 있다.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나와 가족이 느끼는 혼란과 궁금증에 대해 가장 많은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담당 의료진이다. 암의 상태, 치료 방법 및 전망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담당 의료진만이 정확히 답할 수 있다. 환자가 의료진을 신뢰하지 못하면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질문을 통해 의사 교환을 충분히 하는 것은 의료진과 신뢰를 쌓는 첫걸음이다.

7. 가족 가운데 ‘대변인’을 정하라

암 환자 주위에는 훈수를 두는 사람이 많다. 암에 좋다면서 정체불명의 약재를 권하는 사람도 있다. 긴 투병 기간 동안 환자와 가족들은 크고 작은 결정을 해야 한다. 이럴 때 환자와 가족들과 긴밀하게 의논해 최종 결정 사항을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결정권자는 바로 환자 자신이다. 주치의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면 치료법에 대해 의논하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사람도 환자 자신이다. 가족에게 ‘가장 좋은 환자’는 암을 꼭 이겼다는 의지를 갖고 실천하는 사람이다.

8. 마지막 선택, 연명의료결정법도 생각하자

지난 2월부터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고 있다. 회생의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하지 않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그 대상이다. 환자가 품위 있고 편안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연명의료’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을 통해 치료효과 없이 임종과정의 기간만을 연장하는 것이다. 담당 의사와 환자 가족들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판단하는 결정권을 갖고 있다.

[사진=upixa/shutterstock]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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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 2023-04-28 05:49:12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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