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더위 못 참아? 갑상선 항진증 의심

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약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얘기를 귀담아들어야 할 시기다. 이번 폭염은 건강한 사람도 고통을 느낄 정도로 강력하다. 하물며 유난히 더위를 참지 못하는 병을 가진 사람은 오죽 할까? 불볕더위 속에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 대해 알아보자.

1. 더위 참지 못하고 전신 쇠약감 호소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과잉 생산된 갑상선 호르몬으로 인해 갑상선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항진)되면서 발생한다. 필요이상으로 만들어진 에너지를 소모시키기 위해 몸이 더워지고 땀이 많이 나는 것이다. 자율신경기능도 흥분해 심박수가 빨라지게 된다. 급기야 더위를 참지 못해 괴로움을 호소하고 피로감이 높아져 전신 쇠약감을 느끼게 된다.

갑상선 호르몬이 많아지면 식욕이 좋아져 음식섭취가 늘어나지만 에너지소모 또한 증가해 대체로 체중이 감소한다. 하지만 노인의 경우 식욕 부진으로 체중이 감소할 수도 있다. 갑상선의 크기가 커져 목 부분이 전체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갑상선종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2. 예민해지고 화장실 출입 잦아

갑상선 항진증은 성격 변화의 원인도 된다. 평소와 달리 쉽게 흥분하고 예민해진다. 집중력이 저하되어 직장인의 경우 업무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맥박이 빨라져 가슴이 두근거리고 운동을 하면 금세 숨이 가쁘다. 밤잠을 잘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갑상선 호르몬이 많아지면 장의 운동이 활발해져 대변을 자주 보거나 설사가 이어지기도 한다. 근육의 힘이 약해져 심하면 근무력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뼈의 칼슘 대사가 증가해 뼈의 강도가 약해지고 골다공증을 겪을 수도 있다.

눈이 부시고 이물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이는 갑상선 안병증까지 생긴 경우로 심하면 물체가 두 개로 보이고 눈이 튀어나오는 안구돌출 증상이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월경이 불규칙해지고 남성은 성기능 저하 및 정자 수 감소로 인해 임신율이 낮아질 수 있다.


3. 갑상선 항진증은 왜 생길까

김원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그레이브스 병, 중독성 결절성 갑상선선종이나 중독성 다결절성 갑상선종 등이며, 갑상선염의 초기에도 일시적인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유발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95% 정도가 그레이브스 병에 의한 것인데, 이 병은 자가면역성 질환의 일종으로 유전적인 소인이 어느 정도 있지만 질병 자체가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4. 음식은 가려 먹어야 할까

갑상선 호르몬 생산에 필요한 것은 요오드 성분으로, 장기간 결핍되거나 과다하게 투여되면 갑상선 기능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에 따르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일상적인 식사보다도 보충제 등을 과다 복용해 하루 2mg 이상 요오드를 섭취하면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미역국이나 다시마, 김 등에 포함된 정도의 요오드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음식을 일부러 피할 필요도 없고, 많이 먹을 필요도 없다.

요오드는 미역, 김, 다시마, 파래 등의 해조류나 바다생선에 풍부하다. 또한 우유 및 유제품, 달걀 등에도 비교적 많이 들어있다. 갑상선 항진증은 고단백, 고열량의 식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5. 증상 약해도 치료 서둘러야

갑상선 항진증은 임신 가능 나이의 여성에서 드물지 않게 생긴다. 임신을 하면 태아 건강과 갑상선 항진증을 동시에 관리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임신이 이 병의 치료를 더 어렵게 하거나 병 자체를 더 악화시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임신으로 신진대사 부담이 늘어나면서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원구 교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할 경우, 심장에 합병증을 초래해 부정맥이나 심부전이 나타나 위험할 수 있다”면서 “골다공증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사진=Kateryna Kon/shutterstock]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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