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부터 E까지, 간염의 모든 것

흔한 간 질환인 간염은 A형부터 E형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간염은 주로 간염바이러스나 음주가 원인이 되지만, 드물게는 약물, 지방간, 자가면역질환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가 7월 28일 세계 간염의 날을 맞아 간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신 교수는 D형 간염은 B형 간염 환자에게만 문제가 되고 흔하지 않아, A·B·C·E형 간염을 설명했다.

A형, 40대 이상 발병 증가

A형 간염은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젊은 세대는 위생상태가 좋은 환경에서 자란 탓에 항체 보유율이 낮아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발생 연령대에 변화가 생겨 40대 이상 중장년층 환자가 늘고 있다.

신현필 교수는 “A형 간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어린이나 젊은 층은 백신 접종으로 면역력이 있는 반면, 40대에서는 A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있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안심하거나 관심이 적은 이유로 백신 접종을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형 간염은 피로감, 복부 불편감, 소화불량, 구토, 오한,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 초기에는 감기, 몸살, 장염 등으로 오해하기 쉽다. 질병 후반기에서나 황달이나 소변 색 변화를 보고서야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A형 간염은 대부분 자연치유가 되지만, 일부에서 간부전으로 진행하여 위험해질 수 있다. 또한 본인은 회복되더라도, 본인이 증상이 발생하기 전 잠복기에 감염시킨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뒤늦게 발병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B형, 방치하면 간암으로 진행하기도

B형 간염은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여러 간염 중 가장 유명한 간염이다. 과거에는 술잔을 돌리거나 같이 식사를 하는 것으로 감염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실제로는 혈액이나, 성적 접촉, 손상된 점막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B형 간염 산모에 의해 자녀들이 감염되는 수직감염이 많고 평상시는 증상 없이 지내게 되므로 관리가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출생 후에 바로 백신과 면역 글로블린 주사를 통해, 수직감염을 방지하고 있으며, 성인 환자들의 경우도 백신을 통해 간염을 예방할 수 있다.

만성 B형 간염은 치료를 통해서 간경변증이나 간암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음에도 별다른 증상이 없어 질환의 악화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비록 투약 중이 아니더라도 적절한 검사와 질병의 조기발견을 위한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C형, 머지않아 완치의 시대 열릴 것

C형 간염은 혈액이나 점막을 통해 전염된다. B형 간염과 달리, 급성 C형 간염 환자는 만성으로 진행하는 비율이 높다. 만성화율이 높은 간염임에도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C형 간염을 예방할 수 없고, 만성으로 진행하면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급성 C형 간염은 복통, 피로감, 황달 등의 증상이 있지만 만성 C형 간염 환자는 특별한 증상 없이 혈액검사 중에 우연히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신현필 교수는 “B형 간염에 비해 덜 알려진 탓에 공포감도 크고 치료도 어려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며 “최근에 나온 강력한 경구 항바이러스제들은 알약으로 손쉽게 복용하면서 부작용은 훨씬 줄었으며, 무엇보다 새로 나온 C형 간염 치료제들은 완치율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형, 물이나 음식으로 감염 가능

E형 간염은 우선 흔한 병이 아니고 경과도 일반적으로 나쁘지는 않다. 우리가 익숙한 A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물이나 음식을 통해서 경구 감염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대규모 감염이 가능하며, 잠복기가 있어 감염 후 7~10일이 지나고 나서야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다른 급성 간염과 마찬가지로 황달이나 가려움증, 근육통, 울렁거림, 복부 불편감이 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무증상이거나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E형 간염은 대부분 저절로 회복되지만, 면역이 저하된 환자나 임산부의 경우는 주의가 필요하다. 여행지역에 따라, 깨끗하지 않은 식수나 음식은 섭취하지 않아야 되고 수입된 식품에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는 익히지 않은 상태로 먹어서는 안 된다.

[사진=svtdesign/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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