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부작용 우려 큰 크론병 ‘치료 중단’ 가능성 나와

크론병 환자가 약물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시기에 대한 연구가 한창인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그 기준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연호 교수팀, 경북대 의과대학 강빈 교수팀은 중등도 이상의 소아·청소년 크론병 환자 63명을 7년여에 걸쳐 추적 관찰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크론병은 만성 염증성 장 질환으로, 전체 환자 중 약 25%가 20세 이전 소아·청소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소아 및 청소년은 유병기간이 길어 재발 우려가 큰 탓에 인플릭시맙과 같은 생물학적 주사제를 쉽사리 중단하기 어렵다. 인플릭시맙은 크론병 치료에 혁신적인 약물로 꼽히지만, 사용 기간이 길수록 약물 특성상 감염이나 종양 발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있었는데, 이번 연구에서 중단 시기를 연구한 것이다.

연구 대상자의 진단 당시 평균 나이는 14.9세였다. 인플릭시맙은 진단 후 평균 12개월 이상 투여받았다. 연구팀이 이들 환자에게 인플릭시맙의 투여를 중단한 뒤 재발률을 확인한 결과 전체 63명 중 38명, 60.3%에서 크론병의 재발이 확인됐다. 카플란-마이어 분석에 따라 시기별로 보면 중단 첫해 안에 재발한 환자는 19%에 불과했고, 4년 62.2%, 6년 75.2%다. 이를 토대로 재발 환자와 재발하지 않은 환자를 비교 분석했다.

인플릭시맙의 조기 사용으로 장 내 궤양이 사라져 점막 병변이 완전히 치료된 경우 6년 내 재발률이 절반을 조금 넘긴 55.5%로 확인됐다. 나머지 절반 가까운 환자들은 생물학적 제제를 중단했어도 재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인플릭시맙의 최저 혈중농도가 1밀리리터당 2.5마이크로그램 이하인 경우 상대적 재발 위험이 7.19배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연호 교수는 “생물학적 주사제를 언제 끊을 수 있는지를 두고 학자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여전히 환자들이 여러 부담을 안고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로 주사제 사용 중단에 대한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염증성 장 질환 연구의 최고 권위지 ‘크론병 및 대장염 학회지(Journal of Crohn’s and Colitis)’ 최근호에 게재됐다.

[사진=PanyaStudio/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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