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폭염 환자에…정부 “폭염도 자연 재난”

기록적인 더위로 인한 폭염 특보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폭염을 자연 재해에서 제외한 기존 입장을 바꾸기로 했다.

짧은 장마가 지난 후 기상청은 전국 각지에 ‘일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발효하는 폭염 특보를 내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8년 여름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1043명으로 2017년 같은 기간 대비 61퍼센트가 증가했다. 질본은 “지난 15일~21일 한 주간 전체 온열 질환자의 절반가량인 556명의 환자가 추가됐”으며 “올해 온열 질환 사망자 10명 중 7명이 지난 한 주간 발생했다”고 밝혔다.

재난 관리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2일 “내부적으로 폭염을 자연 재난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했다”며 “국회 관련 법 심의에서 폭염을 재난에 포함하는 데 찬성 의견을 낼 것”이라고 했다.

폭염을 자연 재난에 포함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 등 폭염 관련 법안은 20대 국회에서 이미 여러 차례 발의돼왔다. 그러나 2017년 당시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폭염, 혹한은 계절 변화에 따라 서서히 변화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며 “폭염을 재난에 포함하는 방안을 현재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이러한 입장을 철회한 데는 폭염 피해가 전국적인 현상으로 떠오르고 피해 규모 역시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에너지 빈곤층인 사회 취약 계층의 온열 질환, 야외 노동자의 안전 문제를 비롯해 폭염으로 인한 전국 농가의 피해 규모가 재난 수준이라는 것.

폭염이 재난에 포함되면 ‘위기 관리 표준 매뉴얼’, ‘현장 조치 매뉴얼’ 등에 따라 온열 질환, 가축 폐사 등에 대한 전 부처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해진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재난안전법이 개정돼 폭염이 재난에 포함되는 좀 더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Thaninee Chuensomchit/shutterstock]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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