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 자살’ 뒤늦은 사과, 이제 아산병원 차례”

고(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 사건 공동대책위는 19일 ‘반년 만에 사과한 에스티유니타스, 이제 서울아산병원장이 사죄할 차례다’ 성명을 내고 병원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인터넷 강의 업체 에스티유니타스 웹디자이너로 일했던 장민순 씨는 장시간 노동, 직장 내 괴롭힘으로 우울증이 악화돼 지난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사건이 발생한 지 반 년만에 고인의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다.

공동대책위는 “에스티유니타스의 공식 사과는 고인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반년 간 꿋꿋이 투쟁한 유가족과 대책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이제 또 다른 죽음의 책임자인 서울아산병원 병원장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할 차례”라고 했다.

공동대책위는 “에스티유니타스 웹디자이너의 죽음과 서울아산병원 신규 간호사의 죽음은 닮은꼴”이라고 했다. 장민순 씨는 에스티유니타스에서 재직한 2년 8개월 중 1/3에 해당하는 46주를 주 52시간을 넘겨 초과 근무했다. 박선욱 간호사 역시 서울아산병원 입사 후 통상 3~4시간의 초과 근무를 했다.

공동대책위는 “에스티유니타스의 체계 없는 업무 프로세스가 장민순 씨를 고통스럽게 했듯 서울아산병원의 미흡한 신규 간호사 교육 시스템은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간호해야 하는 박선욱 간호사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줬다”며 “이 과정에서 권위적인 조직 문화, 직장 내 괴롭힘은 고인들을 더 힘들게 했다”고 말했다. 공동대책위는 “이와 같은 어려움은 두 사람만의 개인적인 경험이 아니라 웹디자이너, 간호사라면 공통적으로 겪는 현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에스티유니타스의 늦은 사과에 대해 장민순 씨의 언니는 “수천 번 사과를 하고 개선안을 낸다해도 죽은 동생은 다시 살아올 수 없겠지만”, “동생의 바람대로 야근하지 않는 회사,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회사,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회사로 탈바꿈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공동대책위는 “박선욱 간호사의 유가족도 다시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울아산병원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병원은 고인이 사망한 지 5개월이 지나도록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동대책위는 “지난 7월 10일 고용노동부에 서울아산병원을 고발한 상황”이라고 알렸다.

공동대책위는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은 인력 부족으로 인한 장시간 노동, 신규 간호사 교육 시스템 미비, 태움 등 권위적인 조직 문화 속 신규 간호사 방치 등으로 인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했다. 공동대책위는 서울아산병원장에게 “하루 빨리 유가족에게 공개적으로 공식 사과하라”며 “그것이 간호사의 노동 조건을 개선하는 시작이며 비극이 재발하는 것을 막는 방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iphotosmile/shutterstock]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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