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는 거리’, 대기오염 최대 44% 줄어

대중교통 이용 유도로 미세 먼지를 줄이려 한 서울시 미세 먼지 저감 조치는 정말 효과가 있을까? 환경부 소속 국립연구소가 교통량과 미세 먼지 등 대기질 유해 물질의 농도 간 관계를 분석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일대 대기 질을 비교 측정한 결과, 교통량에 따라 미세 먼지(PM2.5)와 휘발성 유기 화합 물질(VOCs) 등의 농도가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비교 측정은 고농도 미세 먼지 비상 저감 조치 중 차량 운행 제한에 따른 미세 먼지 개선, 예방 효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추진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수도권대기환경청과 함께 지난 4월 24일부터 9일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부근의 교통 혼잡 지역인 신촌역 7번 출구 일대의 대기 질과 신촌역 북쪽에 인접한 대중교통 전용 지구 유플렉스 광장의 대기 질을 비교 측정했다. 대중교통 전용 지구는 시내버스, 구급차 등 긴급 차량, 자전거 등만 통행 가능해 일반 차량 통행이 제한되는 곳이다.

연구진은 대기 오염 이동 측정 차에서 이동형 성분 측정 기기를 활용, 두 지역의 대기 오염 농도를 비교했다. 측정 결과에 따르면, 교통 혼잡 지역인 신촌역의 미세 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51.2마이크로그램, 대중교통 전용 지구인 유플렉스는 세제곱미터당 47.6마이크로그램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세 먼지 생성 원인 물질인 이산화황, 이산화질소는 유플렉스가 신촌역에 비해 각각 37.2퍼센트, 44.5퍼센트 낮았다. 경유차에서 주로 발생하는 미세 먼지 성분인 질산염, 원소탄소도 유플렉스가 각각 29.6퍼센트, 30.6퍼센트 낮았다.

같은 장소에서 VOCs 농도 측정도 이뤄졌다. 이동형 VOC 측정 차량으로 측정한 결과, 유플렉스에서는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한 벤젠, 1, 3-부타디엔 등 유해 물질의 농도가 31~36퍼센트가량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교통량 감소는 직접 배출되는 미세 먼지와 생성 원인 물질의 배출을 줄여 대기 오염도를 최소 7퍼센트, 최대 44.5퍼센트까지 낮추는 효과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비교 측정은 대중교통 전용 지구에서 이뤄진 것으로 향후 고농도 미세 먼지 비상 저감 조치 발령으로 교통 수요 관리가 적극적으로 시행된다면 대기 질 개선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김정수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교통량 관리가 미세 먼지뿐 아니라 인체에 치명적인 대기 오염 물질 농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대기질 측정이 이뤄진 신촌역 일대]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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