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성 정체성, 양육 능력과 무관 (연구)

동성 부모 슬하에서 자란 아이와 이성 부모가 키운 아이는 성장 과정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의 사피엔자 대학교 연구진은 대리모 출산을 통해 아버지가 된 게이 70명, 정자를 기증받아 어머니가 된 레즈비언 125명, 그리고 자연적인 임신과 출산으로 부모가 된 이성애자 195명을 인터뷰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이탈리아인으로, 부모 노릇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설문에 답했다. 각 가정의 어린이들도 질문을 받았다. 3살에서 11살 사이의 그들은 자신의 강점과 고민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아이들이 어떤 형태의 가족에 속하든지 간에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반적으로 동성 부모를 둔 아이들이 이성 부모를 둔 아이들에 비교해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적었지만,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었다.

가족 기능에 관한 몇몇 지표에서는 동성 부모, 특히 게이 아버지의 점수가 높았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아마도 게이 남성이 아버지가 되는 과정에는 훨씬 더 높은 강도의 책임과 헌신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게이 아버지는 또 레즈비언 어머니나 이성 부모들보다 나이가 많았고, 경제적으로 윤택했으며, 교육 수준도 높았다. 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이전 연구들도 그랬지만 이번 연구 역시 부모의 성 정체성은 양육의 질이나 관계의 안정성 같은 가족 기능의 문제와 무관함을 보여준다.

연구를 이끈 로베르토 베이오코 교수는 “불임 부모를 돕는 보조 생식 기술이 점점 발달하고 있지만, 이탈리아 당국은 동성애자들이 이에 접근하는 걸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 논문이 정책 담당자들에게 편견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Same-Sex and Different-Sex Parent Families in Italy: Is Parents’ Sexual Orientation Associated with Child Health Outcomes and Parental Dimensions?)는 ‘발달과 행동 소아과학 저널(Journal of Developmental & Behavioral Pediatrics)’에 게재되었다.

[사진=Africa Studio/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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