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전 세계가 셀트리온 원한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셀트리온. 셀트리온 수장 서정진 회장은 지난 2월 해외로 출국해 이틀 전에야 한국에 돌아왔다. 서정진 회장이 들린 나라만 해도 29개국.

서정진 회장은 각 나라를 돌며 가장 먼저 환자를 만난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묻는다. 그리고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와 간호사, 약사를 만난다. 어떤 치료를 하는지, 어떤 약을 처방하는 지 듣기 위해서다.

이후에는 각 국의 헬스 케어 관계자와 정부 관계자, 보험 관계자와 셀트리온 해외 파트너사를 만난다. 이 모든 게 환자에게 더 값싼 약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그것이 셀트리온이 환자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자 비즈니스 수단이라는 게 서정진 회장의 설명이다.

평소 유쾌하다고 알려져 있는 서정진 회장은 웃음 띤 얼굴로 27일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주최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 무대에 오른 것.

이날 서정진 회장은 바이오시밀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미래에 대해 얘기했다. 핵심을 추려보자면 값비싼 의약품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확대해야 하고 그것을 바이오시밀러가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 전 세계 약값을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가 깎겠다는 포부이자 의지였다.

우선 서정진 회장은 정부와 제약 업계 등 헬스 케어 관계자들은 인간의 고령화 즉, 장수하는 것이 재앙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유방암을 예로 들었다.

“여성은 평생 살면서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6%다. 1기와 2기때는 바이오 의약품을 사전에 6번 정도 투여하면 65%가 수술 없이 완치된다. 3기는 수술과 함께 약을 같이 사용하면 사망 확률이 낮아진다. (과거 암에 걸렸다고 하면 무조건 죽는다고 생각했었는데) 많은 진보가 이뤄진 것이다. 유방암은 이제 사망하는 병이 아닐 수 있다.”

“유방암 환자가 (바이오 의약품) 6번 처방받는 가격은 5000만 원이다.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지는 3년이 채 안됐다. 고가 제품을 쓸 수 있는 인구는 전 세계 인구 중 10억 명이 안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여성은 유방암으로 사망하지 않는다. 조기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초기에 발견된 암 환자의 경우 고가의 약을 사용하면 살 수 있고 나아가 완치까지도 바라볼 수 있지만 고가의 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숫자가 많지 않아 약 값이 싸져야 한다는 주장이 전제된 설명이었다.

서정진 회장은 전 세계가 고민하는 고령화에 대해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고령화로 인해 각국 정부는 의료 재정에 압박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 그러다보니 가난한 나라에서는 의료 양극화 발생 우려가 높아진다.

현재 각국 정부의 헬스 케어 예산 비중은 25%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실제로 인구 1억2000만 명의 일본은 전체 예산 1000조 중 헬스케어 예산에 3분의 1(약 330조 원)을 할애하고 있다. 유럽도 20%를 넘어 25%를 향해가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그 비중이 곧 30%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바이오 의약품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많은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바이오 제약사는 다양한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 신약은 가격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환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약이 바로 바이오시밀러다. 서정진 회장은 “바이오 의약품이 가격까지 싸다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바이오시밀러가 그런 부분을 대신 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보다 늦었지만 한국 기술 수준은 이제 그들과 별 차이 없다. 바이오시밀러는 한국이 선두주자”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이 한국에 있고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는 유럽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유럽 약값을 30% 정도 다운시켰다. 동등한 효능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하자 이를 처방받는 환자도 15%나 늘었다.

서정진 회장은 “전 세계가 셀트리온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국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 있다”며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는 약 값을 줄여 줘야하고 못사는 나라는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셀트리온]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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