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동서양 간 차이 있다 (연구)

동양인 뇌졸중 환자의 맞춤 치료와 예방 효과를 밝힌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양인 위주의 연구를 탈피해 차이를 밝혀 더 적합한 치료 방향을 제시했다.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김범준 교수팀은 서양인과 동양인의 뇌졸중 작용기전의 차이를 밝히고 그에 따른 뇌경색 예방 약물 효과를 비교했다.

동양인은 소혈관 질환에 의한 뇌졸중 비중이 높았다. 소혈관 질환은 작은 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질환인데, 뇌출혈이나 미세 출혈에 의한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더 높다. 뇌졸중 진료지침이 대부분 서양인의 임상시험 결과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국내 뇌졸중 치료에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성과다.

김범준 교수는 과거 뇌출혈이 있었거나, 미세출혈이 다발성으로 관찰된 환자를 대상으로 뇌경색 예방에 대표적인 약물인 아스피린과 비교적 출혈 위험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실로스타졸을 비교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실로스타졸은 아스피린 대비 심뇌혈관질환의 2차 예방에 있어 동등한 효과를 보여줬다. 특히 뇌졸중(뇌경색, 뇌출혈 포함)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었다. 출혈 위험이 높은 동양인 환자는 2차 예방으로 실로스타졸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은 혈관이 막힘에 따라 원활한 혈류 공급이 되지 않아 뇌가 망가져 발생한다. 죽상동맥경화증(큰 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뇌경색)의 원인은 혈전이다. 2차 예방을 위해서는 아스피린처럼 혈전 제거를 위한 항혈전효과가 강한 약물이 효과적이다.

소혈관에 의한 뇌경색은 높은 혈압에 의해 혈관 벽이 점차 두꺼워져 발생한다. 이에 따라 항혈전효과가 강한 약물보다는 실로스타졸처럼 혈관벽이 두꺼워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약물이 더 적합하다. 또한, 대뇌 소혈관 질환은 뇌출혈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상대적으로 출혈의 위험이 적은 실로스타졸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김범준 교수는 “뇌졸중도 환자의 출혈 위험, 심뇌혈관질환, 약물 관련 부작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후, 위험 대비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치료를 진행하는 맞춤치료가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소혈관 질환자, 특히 국내 환자의 뇌졸중 2차 예방에 적합한 치료가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연구였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영국 의학전문지인 ‘랜셋 신경학회지(Lancet Neurology_IF=26.28)’ 2018년 6월 판에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등재됐다.

[사진=crystal light/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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