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의사 월급은 1달러, 장마당 장사꾼으로 변신

[토론회] 평화의 시대, 남북 보건의료 협력과 발전 방향 심포지엄

“남조선과 달리 누구나 병원에 갈 수 있어요.”

북한 보건의료 체계의 가장 큰 특징은 무상 의료다. 김일성이 마련한 이 무상 의료는 해방 초기부터 추진한 보건 정책이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김일성 사망, 식량난, 경제난, 의료난 등 복합적인 악재로 사실상 붕괴한 상태다. 북한 의료인은 의료인보다는 노동자, 때로는 장사꾼에 가깝다.

22일 ‘평화의 시대, 남북 보건의료 협력과 발전 방향 심포지엄’에서 북한 보건의료인의 실태가 공개됐다. 감염병(전염병), 만성 질환 등의 환자 현황과 함께 의료인의 경제적 상황이 일부 공개된 것이다.

북한의 보건의료인은 급수 시험에 의해 관리된다. 3년마다 급수 시험을 치고 1급에서 6급까지의 급수를 부여받는다. 이 급수가 의사의 월급을 결정한다. 6급이 가장 낮은 급수로 급여는 월 1700~1800원 수준, 가장 높은 1급은 4500~5000원 수준으로 월급이 책정된다. 북한의 의사는 급수에 따른 기본 월급과 위험 수당 등의 추가 수당으로 구성된다. 북한에서 쌀 1킬로그램이 5400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적은 수준이다.

서울대학교 박상민 교수는 정부의 보건의료 재정이 부족해지면서 의료인에 대한 지급 능력이 저하됐고, 그에 따라 통제도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비공식 환자 부담금이 늘고 개인 진료가 성행하게 됐다. 박 교수는 “북한 의사들이 병원에서 진료를 보기보다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비공식 의료 시장이 열리는 이른바 ‘장마당’이 의사의 활동 지역이다.

시장에는 약이 많지만, 병원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북한 이탈 주민 200여 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장마당에서 의약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70%에 가까웠다. 장마당에서 의약품을 구입한 가장 큰 이유는 “병원에 약이 없어서”다.

이혜경 박사는 “환자의 주머니에 청진기를 댄다”고 표현했다. 진단서는 1500~3000원에, 초음파 촬영은 1500~3000원, 제왕 절개 수술은 5만5000원~12만 원 등 환자가 얼마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치료 행위가 달라진다. 무상 의료라는 이름 아래서 치료 행위가 시장 가격화된 것이다.

한 북한 이탈 의료인에 의하면 의사의 한 달 월급이 1달러도 되지 않고, 이것이 탈북 이유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화폐 개혁 이후부터 채권을 발행하고, 그 채권으로 임금을 받는다. 하지만 “나중에 사용할 수 있다”던 채권은 여전히 현금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병원보단 장마당, 의료인 통제 약화 때문에 대북 의료 지원 시 필수 의약품, 의료 물품 지원이 비공식 의료 시장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박상민 교수는 “의약품 지원이나 보건의료인 재정 지원도 다른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 등이 분유 지원 등 북한에 지원했던 여러 물품이 제대로 분배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사진=Aleksandar Mijatovic/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miro22@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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