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돗물 발암 물질, 환경부 진화에도 불안 증가

대구 시민에게 공급되는 수돗물에서 신종 환경 호르몬과 발암 물질이 검출되면서 환경부가 배출원을 파악해 조치했지만, 관련 규제 근거나 기준이 없어 시민들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1일 TBC대구방송은 대구상수도사업본부 내부 문건을 입수, 구미공단에서 배출된 과불화 화합물이 대구 수돗물에서 다량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과불화헥산술폰산 수치가 낙동강 원수는 152.1~169.6피피티(ppt), 정수된 수돗물은 139.6~165.6피피티가 검출됐다. 과불화옥탄산의 경우 낙동강 원수는 12.1~19.9피피티, 정수된 수돗물은 13.5~16.5피피티까지 검출됐다.

이번에 검출된 과불화화합물 농도는 호주(오스트레일리아) 먹는 물 권고 기준의 2배를 초과한 수치다.

특히 환경부 조사 결과 과불화헥산술폰산은 2016년보다 2017년에 약 76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불화 화합물은 프라이팬 코팅제와 살충제 등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로 그중 과불화옥산탄은 몸속에 쌓여 생체 독성을 유발해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신종 발암 물질로 지정됐다. 또 과불화헥산술폰산의 경우 동물 실험 결과 체중 감소와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갑상선 호르몬 변화 등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환경부는 과불화헥산술폰산은 발암 물질로 지정된 항목은 아니며, 과불화옥탄산도 외국 권고 기준에 비해 훨씬 낮은 수치가 검출됐다고 해명했다. 다만 선제적 조치로 과불화 화합물 배출이 의심되는 지역 사업장을 전수조사해 해당 물질을 사용하지 않도록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시민의 불안이 가시지 않는 건 과불화 화합물 배출에 대한 어떠한 규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불화 화합물은 고도 정수 처리를 거쳐도 10~15%밖에 제거되지 않을뿐더러 끓일수록 농도가 더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이에 환경부는 “미규제 대상이나 오는 7월 산업 폐수 감시 항목으로 지정해 지속적으로 감시 및 관리 하겠다”고 밝혔다.

과불화 화합물을 먹는 물 수질 기준으로 설정한 국가는 아직 없으나 국제적으로 검출 수준이 증가하면서 호주, 캐나다 등 여러 국가가 권고 기준을 설정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과불화옥탄산 등에 대한 기준값을 개발 중이다.

환경부는 7월부터 실시되는 감시 항목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폐수 배출 허용 기준을 설정할 계획이다.

[사진=Yuri Samsonov/shutterstock]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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