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음주 연구, 주류업계 로비로 일시 중단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이롭다는 임상 시험이 중단됐다. 주류업계의 로비가 연구 결과에 관여했다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자문위원회는 ‘적당한 알코올과 심혈관 건강’ 임상시험의 전면 중단을 권고했고, NIH 프랜시스 콜린스 원장은 동의의 뜻을 밝혔다.

해당 연구는 NIH가 과학자들에게 1억 달러를 제공하고 6년간 매일 적당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하게 했다. 그 결과, 매일 적당량의 칵테일이나 맥주를 마시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줄어든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 연구의 연구비는 주류업계에서 상당 부분 지원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뉴욕타임스는 “연구를 진행한 NIH 산하 국립 알코올 남용 및 중독 연구소(NIAAA)가 주류 제조업체들에게 연구비를 구걸하고, 그 대가로 업계의 요구사항을 반영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이 주류 업계 모임에서 임상 시험의 내용을 설명했고,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좋다는 결과를 나오게 해줄 테니 연구비를 지원해달라고 제안한 것이다.

해당 보도 이후 NIH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NIAAA 관계자와 주류 업계 간의 이메일 교환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임상 시험의 설계에 주류업계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문위원회의 보고서는 두 집단의 잦은 접촉은 임상시험의 계획과 진행 과정의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임상시험 결과의 신뢰성을 의심케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NIH의 두 역학자에 따르면 이 연구는 참가자 수와 추적 조사 기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알코올의 꾸준한 섭취가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 특히 암과의 관련성을 평가하기 어렵다. 본 연구가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이롭다”라는 결과가 나오게끔 설계되어 실제 영향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알코올 대사 속도가 느리고, 상대적으로 간독성에 취약하다. 따라서 같은 숫자의 남녀참가자를 모집해 성차를 탐지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음주에 취약할 수 있는 참가자도 배제했다. 또한, 알코올 섭취가 영향을 미치는 심부전 위험은 평가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보스턴 대학교 공중보건학 마이클 시걸 교수는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기업이 NIH의 연구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진=Joshua Resnick/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miro22@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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