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분석으로 300개 암 발병 예측하는 신 기술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간암 발병 가능성을 알려주는 새로운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서울의대 의공학교실 김영수 교수, 내과학교실 윤정환 교수팀은 간암 표지자인 AFP-L3의 측정 민감도를 30% 이상 향상시키는 혁신적인 방법을 개발했다. 이 연구결과는 임상 화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미국임상화학회 임상 화학(Clinical Chemistr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AFP-L3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간암 표지자다. 간암 진단에 높은 정확성을 보여주지만, 또 다른 표지자인 AFP에 비교해 분석 비용이 많이 든다. 게다가 AFP-L3는 현재 일본 와코(WAKO)사의 μTAS 장비에 의해 독점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연구팀은 질량분석기에 의해 표지자의 고유 질량을 측정할 수 있는 질량분석기 다중반응검지법을 개발했다. 암은 증식과정에서 고유의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데, 혈액을 뽑아서 암세포가 분비한 단백질의 양을 측정하는 것이 암 표지자 검사다.

다중반응검지법은 단백질 표지자를 화학 처리한 질량지문(전하 대 질량 값)의 쌍을 얻어 표지자의 농도를 쉽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중반응검지법은 여러 질량 지문을 동시에 감지하기 때문에 1회 분석으로 AFP-L3 외에 다른 표지자를 함께 분석할 수 있어 한 번의 피검사로 여러 암의 발병을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서울대병원에서 수집한 총 400례의 간암, 간 경화, 간염 혈액 시료를 대상으로, 기존과 새롭게 개발된 분석 기술의 성능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질량분석기 다중반응검지법은 μTAS 장비보다 민감도가 높아, 30% 이상 많은 환자에서 정확한 간암 진단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AFP-L3 검사는 이미 임상적 가치가 증명된 간암 표지자 검사다. 따라서 이번에 개발된 기술이 신의료기술 평가를 통과한다면 모든 진단검사실에서 임상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편의 국내 특허와 1편의 미국 특허가 등록됐으며, 유럽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김영수 교수는 “새 분석 기술을 이용하면 한 번의 분석으로 간암 표지자를 비롯해 동시에 300개 이상의 암 표지자를 측정할 수 있다”며 “이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술과 진단 장비 산업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jovan vitanovski/shutterstock]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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