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날 육체관계, 시합에 영향 미치나 (연구)

연초 평창 동계 올림픽 때도 그랬고,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제 규모의 스포츠 대회가 열릴 땐 사람들의 관심이 운동선수에게 쏠린다. 국가 대항전인 만큼 경기 전날 선수들의 컨디션에도 관심이 간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 방법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경기 전날의 ‘금욕’이다. 시합 전날 육체관계를 가지면 시합 당일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성관계는 진짜 다음날 시합에 영향을 미칠까.

최근 연구를 보면 적어도 근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이 건강한 육체를 가진 남성 12명을 대상으로 운동 경기 12시간 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성관계를 갖도록 했고, 다른 한 그룹은 금욕의 시간을 갖도록 했다.

그리고 다리 근력의 차이를 비교했다. 한쪽 무릎을 폈다 굽히는 동작을 5회 반복한 뒤 ‘등속성 근력계’를 이용해 다리 근육의 힘을 측정한 것.

그 결과, 무릎 운동 1회 차와 5회 차의 최대 ‘힘’과 ‘돌림힘’은 전날 성관계 여부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경기 전날 육체관계가 다음날 근력을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소개한 성 전문포털 속삭닷컴에 의하면 평소 운동으로 신체를 단련해온 건강한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는 점에서 운동선수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다. 

육상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에서는 경기 전날 잠자리가 오히려 경기 향상에 도움이 됐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남녀 육상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선수들의 스피드, 근력, 민첩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육상선수들은 성관계 이후 오히려 경기 기록이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이는 성관계 시 분비되는 화학물질이 금지 약물을 복용했을 때와 비슷한 각성과 자극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된다. 단 이 연구는 영국 성기구 회사의 지원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연구의 편향성을 완전히 배제키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선수들은 경기 전날 금욕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믿음이 편견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재고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사진=Eugene Onischenko/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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