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이 없어도 잘 생기는 부정맥, 왜 위험할까

주부 김모(45세)씨는 지금도 남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 평소 건강을 자신하며 운동을 즐겼던 남편은 혼자서 새벽 등산에 나섰다가 사망했다. 다른 등산객이 쓰러진 남편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숨진 뒤였다. 사인은 심장질환인 부정맥이었다. 부정맥은 어떤 병이기에 만능 스포츠맨이었던 김씨의 남편을 앗아갔을까?

1. 부정맥은?

부정맥이란 맥박이 불규칙적으로 뛰는 심장 질환을 말한다. 빠르거나 느린 경우 모두 해당한다. 건강한 성인의 정상 맥박 수는 분당 60-100회인데, 이 심장 박동 수나 율동에 문제가 생긴 것이 바로 부정맥이다.

대부분의 부정맥은 심장과 혈관 쪽의 병에 의해 생긴다. 운동이나 임신 시에는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건강한 사람이라도 정상 심장 박동 수보다 느릴 수 있다. 그러나 부정맥은 심장의 기계적인 수축 효율을 떨어뜨려, 뇌혈류를 감소시킨다. 부정맥은 그 유형에 따라 사망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와 빨리 상담하는 게 좋다.


2. 부정맥, 왜 위험한가

부정맥은 그냥 내버려 둬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양성 부정맥이 있는 반면, 갑자기 나타나 한 번에 생명을 앗아가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는 악성 부정맥도 있다. 하지만 악성 부정맥은 증상이 미미해 적극적으로 정밀 진단에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부정맥이 위험한 이유다.

부정맥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심방세동인데, 치명적인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을 유발해 사망이나 심각한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다. 김씨의 남편은 몇 년 전 맥박이 불규칙하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무심코 지나치고 말았다. 52세의 나이에도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없었고 술은 즐기지만 담배는 몇 년 전에 끊어 건강을 자신했기 때문이다.

박희남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심장내과)는 “등산 중 갑자기 쓰러지는 사람 가운데 부정맥 환자가 많다”면서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도 심전도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등 심장 건강을 체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3. 심방세동, 병이 없는 사람도 잘 생겨

심방세동은 심장 이상이나 병이 없는 사람도 잘 생긴다. 심장의 보조 펌프 격인 심방이 가늘게 떨려 수축기능을 상실한 상태로 이로 인해 심장의 주 펌프인 심실이 불규칙하게 뛰게 된다. 처음 심방세동이 나타나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하고, 어지러우며 숨이 차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심방세동이 만성화될 경우 맥박이 빠르지 않으면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아 심각성을 감지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등산이나 운동할 때 경미한 호흡곤란만 느낄 수도 있다. 증상이 없다보니 방심하다 치명적인 뇌경색을 불러 올 수 있다.

4. 술 즐기는 젊은 사람도 위험

심방세동은 고령층 뿐 아니라 젊은 연령층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주로 음주, 갑상선질환, 심장 질환 등이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평소 술을 자주 마시거나 과음하는 사람의 경우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심방세동이나 다른 부정맥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유전적 요인도 심방세동의 원인이 된다. 부모님이 모두 심방세동이라면 자녀에게도 이 병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심방세동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심전도 검사가 가장 중요하다. 심장의 박동과 리듬 등을 체크할 수 있는 검사다. 심방세동이 가끔씩 나타나는 사람은 전문의와 상의해 심전도검사 등을 통해 심장 건강을 살피는 것이 좋다.


5. 심방세동 예방에 도움 되는 습관들

심방세동은 술과 연관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음주 당일이나 저녁, 다음 날에 자주 발생하는데, 숙취를 해소한다고 무리한 운동을 하면 심방세동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혼자서 등산이나 운동을 하다 쓰러지면 발견이 늦어 사망이나 큰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다. 심방세동을 예방하려면 술을 끊는 게 상책이다.

심방세동은 커피나 흡연, 과식 등으로도 악화될 수 있다. 성분을 잘 모르는 약재, 기름기가 많은 육류, 튀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과격한 운동도 심장 건강에 좋지 않다. 수면부족, 스트레스, 피로를 피하고 걷기, 자전거타기, 수영과 같은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사진=Nerthuz/shutterstock]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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