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에 주차해도 40도, 아기 남겨두지 마세요

잊힌 아기 신드롬(Forgotten baby syndrome), 차에 두고 내렸던 아기가 더운 차 안에서 숨지는 사고를 일컫는 말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10년간 750명의 아기가 그렇게 숨졌다.

이와 관련, 그늘에 주차한 차에서도 유아들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샌디에이고) 등의 연구진에 따르면 여름날 땡볕 아래 주차한 차의 실내 온도는 한 시간이면 유아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온도까지 치솟았다. 그늘진 곳에 주차한 차라도 2시간이면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

유아들은 열사병에 특히 취약하다. 아직 체온 조절기능이 완전하지 못한 탓에 어른보다 쉽게 체온이 오른다. 체온이 40도를 넘으면 장기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두뇌에 손상이 생겨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연구진은 세단, 경차, 미니밴 등 세 가지 차종으로 애리조나주 템페 시의 주차장에서 실험했다. 때는 6~7월, 한창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였다.

차가 달궈지는 시간은 경차가 빨랐고, 밴이 늦었으나, 땡볕에 세운 뒤 1시간이 지나면 차종과 관계없이 차내 기온은 48도까지 올랐다. 대시보드와 좌석, 핸들의 표면 온도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 한편 그늘에서 한 시간 주차했을 때 차내 기온은 40도였다.

연구진은 만 2세 유아가 주차할 때부터 차내에 있었다고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아이의 체온이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인 40도까지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을 추정하기 위해서였다. 땡볕에 주차된 차량에서 1시간 20분, 그늘 쪽 차량은 2시간 20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실험 결과는 바깥 기온, 아이의 체질에 따라 소폭 달라질 수 있으나, 아이를 주차된 차에 내버려 둬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Evaluating the impact of solar radiation on pediatric heat balance within enclosed, hot vehicles)는 템퍼러처(Temperature) 저널에 실렸다.

[사진=mikumistock/shutterstock]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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